[마켓뷰] 코스피 2300선 깨졌다... “바닥 모른다”

권오은 기자 2023. 10.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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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개월 연속 ‘팔자’
반도체·이차전지株 동력 잃어
”코스피 마지노선 2170″
美 FOMC 전까지 접근 시중

미국 국채금리 급등, 환율 부담이 한국 증시를 덮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부터 미국 의회 상황 등 대외 변수에 의한 우려가 여전한데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 전망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코스피지수는 10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2299.08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64.09포인트(2.71%) 내렸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하면서 지난 1월 6일 이후 처음으로 2300선이 깨졌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478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06억원, 1109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64.09포인트(p)(2.71%) 하락한 2299.0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닥시장도 부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99포인트(3.5%) 하락한 743.85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30일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72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01억원, 258억원 ‘사자’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든 업종이 약세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836개 주가가 전날보다 내렸다. 상승 종목은 81개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장 종목 중 1418개가 하락했고, 159개만 올랐다.

악재가 많았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 회장이 국채 매도를 철회하면서 가라앉았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밤사이 다시 4.9% 선을 넘었다. 미국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 수급 부담을 더 키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재차 공언했고,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인공지능(AI) 실적 부진 여파로 미국 대형 기술주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차전지 성장세가 2024년까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이차전지 셀 기업은 물론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소재 기업 주가가 새파랗게 질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계 거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주력 업종의 주가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역시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수급과 환율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 다양한 반도체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뉴스1

이날 밤 나오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이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5%대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면, 국채 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미국 국채 7년물 입찰 결과도 앞으로 미국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가 전날 518억달러 규모의 국채 5년물을 발행했는데, 응찰률이 2.36배였다. 지난달 2.52배보다 낮았다. 그만큼 미국 국채 수요가 약해졌다는 의미로,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요인이다.

‘친(親)트럼프’ 강경 인사로 분류되는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 하원의원이 하원의장이 선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견 역시 나온다. 다음달 17일까지 예정된 미국 연방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간 합의에 실패하면 다시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우선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수적인 시장 접근을 조언했다. 대형 우량주나 고배당주 중심으로 투자하고, 수급에 기대 주가수익비율(PER)이 많이 오른 종목은 피하라는 취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 PER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모두 10년 평균을 밑돈다”며 “마지노선은 코스피지수 2170 수준으로 계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 2300선에서 지지력이 강하지만 밑돌 가능성도 있다”며 “11월 FOMC 전까지 보수적 대응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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