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분 뛰고도 선발 뎀벨레보다 훨씬 좋았다!"...PSG 데뷔골 넣은 이강인, 주전 경쟁 본격 서막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이강인이 우스만 뎀벨레를 밀어내고 선발 우측 윙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PSG는 죽음의 조인 F조에서 승점 6점이 되면서 1위로 올라섰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고 뤼카 에르난데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진에 위치했다. 중원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미리, 마누엘 우가르테가 구성했다. 공격진엔 킬리안 음바페, 란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가 있었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스트라스부르전 이강인이 맡았던 우측은 뎀벨레가 위치했다. 뎀벨레는 스타드 렌과 도르트문트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 찬사를 받았다. 기대를 안고 바르셀로나로 갔다. 이적료만 무려 1억 3,500만 유로(약 1,900억 원)였다. 이적 과정에서 도르트문트와 마찰이 있긴 했어도 기대감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볼 때 바르셀로나에선 돈 값을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많다. 부상 빈도가 너무 잦았다. 몸 관리가 제대로 안 돼 기량 유지가 어려웠고 출전 숫자와 함께 공격 포인트도 줄었고 팬들의 신뢰도도 떨어졌다.
각종 구설수에 휘말려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바르셀로나에 잔류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온 이후로 경기력이 좋아졌지만 부상은 많았고 기대에 못 미쳤다. 사비 감독이 온 뒤엔 살아났다. 부상 빈도는 여전해도 나오면 위력적이었다. 그러다 올여름 PSG로 둥지를 틀었다. 음바페, 콜로 무아니, 뎀벨레로 구성된 프랑스 대표팀 트리오에 대한 프랑스 내 기대가 컸다.
이강인이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빠져 있는 동안 뎀벨레가 우측 윙어로 나섰다. 뎀벨레는 특유의 드리블 능력을 보여줬는데 파괴력은 부족했다. 너무 시간을 끌어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을 들었고 공격 포인트도 도움은 있지만 골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에게 우측 윙어 자리를 계속 맡기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그동안 추진한 완전한 4-2-4 포메이션이 아닌 4-3-3, 3-4-3을 오가는 전술을 내놓았다. 음바페 위치가 중요했다. 4-3-3 포메이션 속 음바페가 좌측에 있다가 중앙으로 이동하면 좌측 미드필더가 좌측 윙어처럼 움직였다. 공격 숫자를 늘리기 위해 뤼카, 마르퀴뇨스, 슈크리니아르는 두고 하키미가 전진하는 모습도 있었다.
다시 말해 뉴캐슬전처럼 무작정 공격수만 투입한 4-2-4가 아닌 상황에 따라 선수들 위치를 변경해 4-2-4를 만든 것이다. AC밀란전에서도 보였다. 음바페가 중앙으로 들어가면 비티냐가 좌측으로 빠졌고 우측에선 뎀벨레와 하키미가 수시로 호흡했다. 자이르-에메리가 전진해 음바페, 콜로 무아니 투톱을 도왔다.
지원을 받은 음바페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고 전반 32분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8분 콜로 무아니 골까지 나오면서 2-0으로 앞서갔다. 측면 상호 작용과 자이르-에메리가 넣어주는 패스가 매우 훌륭해 PSG는 완성도 높은 공격으로 AC밀란을 괴롭혔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은 좋았는데 뎀벨레는 아쉬웠다. 후반 26분 들어온 이강인은 뎀벨레가 보여주지 못한 탈압박, 동료를 활용한 연계를 보여주면서 인상을 남겼다.
콜로 무아니 대신 곤살루 하무스가 들어온 상황에서 쐐기골이 나왔다. 후반 44분 자이르-에메리 패스를 하무스가 뒤로 흘렸고 이강인이 마무리했다. 경기는 3-0으로 끝이 났다. 과거 PSG에서 뛰었던 다비드 지놀라는 "PSG는 AC밀란을 확실히 제압했다. PSG 선수들은 4-2-4 포메이션이 이제 편해진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AC밀란의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대패를 당했다. 더 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PSG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뎀벨레 평점은 6.6점으로 음바페(8.5점), 콜로 무아니(7.6점)와 대조됐고 교체로 나온 이강인은 7.2점이어서 더 비교가 됐다. 뎀벨레는 골을 넣긴 했지만 취소가 됐고 파괴력이 매우 부족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프랑스 '90min'은 뎀벨레에게 평점 6점을 줬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PSG가 AC밀란을 3-0으로 꺾은 경기에서 뎀벨레는 혼란스러운 경기를 펼친 반면, 이강인은 귀중한 골을 넣었다. 엔리케 감독이 내놓은 선발 공격진 중 음바페, 콜로 무아니는 제 역할을 다했는데 뎀벨레는 아니었다.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 뎀벨레는 어려움을 겪었고 골 취소 속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공 소유권을 연이어 잃었고 경합에서도 아쉬웠다"고 혹평했다.
이어 "뎀벨레 대신 나온 이강인은 19분 동안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인 자질이 뛰어났고 효율적이었다. 마지막에 금상첨화와 같은 득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뎀벨레를 신뢰해 이강인은 출전시간이 적을 수도 있는데 기회를 잡고 있다. 이강인은 이날 터치 21회, 경합 승리 3회, 리커버리 1회, 태클 1회,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했다. 이강인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이며 이강인을 칭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스트라스부르전 이후 걱정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는 뎀벨레를 두고 "잘 활용해야 한다. 정말 독특한 선수다. 골이 없고 패스가 다소 아쉽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 뎀벨레는 공간을 만드는데 능하고 잘 활용하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거라 확신한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더라도 핵심 선수이고 필요한 선수라는 건 같다. 걱정이 없다. 뎀벨레를 지지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계속 뎀벨레를 믿고 있다고 해도 부진이 계속되고 이강인이 더 좋아지면 선발 판도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한편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파리의 마법 같은 하룻밤! 더 많은 것을 위해 함께 가자! 파리 화이팅!"이라는 문구로 자신의 데뷔골을 자축했다. 이강인은 AC밀란과 대결 전에도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축구선수들이 싶어 하는 대회다. 내게도, 팀에도 중요한 대회다.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SG는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하고 들어간다. 이기려는 생각뿐이다. 준비한 것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꿈꾸고 원하는 경기다. 너무 기대되고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구단에 와서 너무 훌륭한, 세계 최고 축구선수들과 뛰고 있다. 좋은 결과까지 얻고 싶다. 빨리 뛰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뛰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히 전한 바 있다. 뎀벨레와 이강인의 주전 경쟁이 본격 서막이 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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