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환영마검, 폭풍참마검, 혈우마검… 무협지 보는 듯한 유병호 사무총장의 감사 기법

김용욱 기자 2023. 10. 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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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저게 공무상 비밀인데 어떻게 나왔는지" 말에 김의겸 회심의 미소"
김의겸 의원 "공감 노트 출력물 입수 분석...신용문객잔 주방장 칼 쓰듯, 무슨 감사 기법?"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감사 시기성 놓치는 게 많아서 빨리 하자는 뜻"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내부 업무용으로 배포했던 일명 '공감 노트'를 입수해 '국회 비하' '신용문객잔' 등 감사 기법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유병호 사무총장이 공감 노트를 두고 “공무상 비밀인데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6일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김의겸 의원은 유병호 총장에게 “주요 공감 및 논의 사항이라고 하는 문건이 있다. 일명 공감 노트라고 하는 건데 감사원 내부에서 그렇게 불린다. 이 문건 유병호 총장님이 직접 작성한 거 맞느냐?”고 물었다. 유병호 총장은 “2006년부터 직원 훈련용으로 작성하고 있다. 실전 매뉴얼이고, 3000페이지로 조사 기법 이런 것”이라며 “아침에 과장들하고 회의할 때 9시에 제가 부르는데 업무 소관에 따라 다른 과장이 몰라야 할 거는 해당 파트만 출력물로 배포했다”고 답했다.

김의겸 의원은 “제가 그 출력물 가운데 상당한 분량을 입수해서 한번 분석을 해봤다”고 하자, 유병호 총장이 “공무상 비밀인데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저희 업무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냥 한번 들어보세요”라며 질의를 이어갔다. 김의겸 의원은 “국회를 바라보는 유병호 총장님의 시각이 드러나 있다. '여의도 사람들의 온갖 질의에 대비한답시고 답하려고 하는 자세 자체가 아군 노략질 등등등. 그리고 하단을 보면...”이라고 내용을 읽어가자, 유 사무총장이 끼어들며 “그거는 음해질에 대한 그겁니다”라고 답했다.

김의겸 의원이 국회 관련 내용 질의 도중 유병호 총장이 반박하기 위해 끼어들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지금 김의겸 의원께서 즉문즉답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으니 (나중에 답변할) 시간 드리겠다”고 질의 방식을 정리했다.

그러자 유병호 총장은 김도읍 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저게 공무상 비밀입니다. 문제는...”이라고 재차 문건 공개에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니까 질의를 받으시면서 메모를 하시라. 제가 답변 기회를 드리겠다. 답변을 모아서 하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의겸 의원이 다시 문건에 대한 질의를 하려 하자, 유 총장은 “의원님 그 3000 페이지 중에 하필 왜 저기만 발제하셨습니까?”라고 다시 끼어들었다.

김 의원은 “나중에 답변해달라고 위원장님이 말씀하셨잖나”라며 “학창 시절에 무협지 많이 읽으셨던 것 같다”고 문건 관련 질의를 이어갔다. 유병호 총장은 “한 세 번 썼다. 사마달 계통”이라고 답했다.

김의겸 의원은 “네 알겠다. '최후의 무공 초식으로서 환영마검, 폭풍참마검, 혈우마검, 단천마검 사용법' 이게 무슨 감사 기법인지 한번 나중에 설명 좀 부탁드린다”라고 질의를 이어갔다.

이에 유 총장이 “그 초혼17검...”이라고 또 끼어들자, 김 의원은 “메모하시라”고 끊었다. 유 총장은 “의원님께서 다 말씀하니 저는 답변할 시간도 없지 않느냐?”고 무공 초식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의겸 의원은 “이런 것도 있다. '신용문객잔의 주방장이 칼 쓰듯이 조사하소. 다다다다다' 이 신용문객잔 영화가 한 30년 전에 나온 홍콩 무협 영화인데 여기에서 주방장이 칼 쓰는 장면이 딱 세 번 나온다. 이게 사람 사체를 훼손해 만두 만드는 장면”이라며 “감사를 이렇게 지금 하시겠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유병호 총장은 “그건 오해하신 거고, 곡해하신 것”이라며 “저렇게 훈련 과정을 거친 소중한 직원들이 그 대상 기관 직원도 제대로 예우하고 적법 절차 지키고 월성1호기 감사나 서해 특감이나 통계 조작 감사 이런 것들을 수행하는 전문 직업인들이다. 그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직접 훈련시켰다”고 자부심을 강조했다.

신용문객잔을 두고는 “우리 감사원 시스템이 너무 민주성을 기하다 보니까 너무 느리다. 민주성은 저도 존중한다”면서도 “의견을 듣다가 시기성을 놓치는 게 너무 많아서 좀 빨리 좀 하라고, 거기 보면 의원님께서 보셨다시피 그게(주방장의 칼) 되게 빠르지 않나? 그걸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호 총장은 또 “그래야 국민께도 덜 부끄럽고 어떤 거는 시간을 놓치면 정말 억울한 사람들 그다음에 큰 조작가들은 다 도망가고 정말 모범 사례 있는 분들 상도 못 주고 그리고 피해자 공무원들도 있다. 모해당한 그 사람들 언제 구제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상엔 더 생생한 김의겸 의원과 유병호 총장의 질의응답이 1분 30초 도입부와 10분 풀영상으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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