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하던 2030은 고금리 맞고 퇴장…그 자리엔 간 커진 5060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0. 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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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이끌던 2040, 회피성향 커져
신용융자거래 비중, 5060 늘어나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반등장에서 ‘빚투(빚 내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연령대는 506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까지 상환하지 않은 금액 규모를 뜻하는 신용융자거래 전체 잔액에서 506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빚투 광풍을 이끈 2040세대는 신용융자거래 잔액 비중이 줄어들어 위험회피 성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약세장이 찾아온 상태에서 금융자산이 가장 많은 5060세대가 그만큼 투자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것으로 보여 가계부채 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9개 증권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전체 신용융자거래 잔액 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5%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1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거래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50대 또한 지난해 2분기보다 0.59%포인트 증가한 32.56%를 기록했다. 반면 40대는 지난해 2분기 대비 2.17%포인트 줄어든 27.92%를 기록했다. 전 세대 중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30대는 1.05%포인트 줄어든 12.36%, 20대는 0.34%포인트 줄어든 1.95%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한 것은 에코프로 등 테마주였다. 이같은 테마주 장세에 ‘빚투’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올라탄 게 5060세대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2040세대는 증권사로부터 고금리 행진으로 ‘빚투’ 심리에 커다란 타격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에만 9개 증권사의 조달금리가 평균 2.3%에서 4.15%로 두배 가까이 상승하며 신용융자거래 대출금리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2040세대는 자녀 양육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등 고정비용 지출이 많은 까닭에 빚투에 소극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말 17조7529억원이었던 신용융자거래 잔액는 올해 상반기 9.27%증가한 19조4002억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신용잔액 증가는 주식투자를 많이하는 5060세대가 확실히 주도했다”면서 “2040세대는 과거 평균 대비 신용거래에 소극적인 흐름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신용대출을 활용한 매수세 유입이 추가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올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주요 인기 주식의 주가가 한없이 오르는 데는 이 같은 신용거래 신규 취급액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접어들게 되면 막대한 신용거래는 반대매매의 공포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연초 수준인 2299.08으로 하락하며 이같은 공포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

하반기에 거시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주식시장이 쉽게 반등의 기미를 안 보이는 것도 ‘빚투’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하면서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등 거시 경제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이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 신용융자 잔액는 더 감소하고 시장의 수급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윤창현 의원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신용거래는 대단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과 미래가치에 기반한 여윳돈 투자라는 원칙에 주목할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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