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현성 600주년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재현 축제 11월3∼5일
제주목사 순력 행차 등 볼거리 가득
제주 정의현성 600년을 기념한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재현축제가 11월 3∼5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세종 5년(1423년) 제주 성읍마을에 현청이 들어선 이래 조선말까지 약 500년 동안 정의현 소재지였으며, 올해 정의현 도읍지 600년을 맞는 성읍마을에는 성곽을 비롯해 동헌으로 쓴 근민헌과 명륜당, 대성전이 남아있다.
축제 첫째 날인 3일 도축문화 재현, 공방 체험, 전통혼례 재현, 민속문화 재현 공연 리허설, 표선면민의 날(표선면 동아리 경연대회)이 열린다.
도축문화는 1년 내내 정성스레 기른 도새기(돼지)를 잡아 모두 고루 나눌 음식을 장만하는 결혼 잔치 풍습을 재연한다.
둘째 날에는 민속문화 재현 공연, 제주목사 순력 행차에 이어 개막식이 열린다. 이어 트로트 가수 박서진과 트로트계 요정 요요미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성읍리 주민들의 ‘조팟 볼리기’(조밭 다지기), ‘검질매기’(김매기), 마당질(도리깨기) 등 농경생활과 힘찬 노동요를 공연으로 되살린다.
마지막날인 5일 도내 청소년 12팀이 참가하는 ‘요망진 아이돌’ 경연대회, 도내 중장년 동아리 12팀이 참가하는 ‘잘해사주 아직은 청춘이여’ 경연대회가 시선을 끈다. 민속공연, 취타대 연주, 제주민요, 정의현성 600주년 기념 컨퍼런스도 열린다.
김철홍 성읍1리장은 “성읍리가 지켜 온 제주도 전통문화를 펼치고 함께 누리며, 미래로 이어갈 특별한 3일 간의 여정”이라며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열리는 축제에서 제주목사(도지사) 행차를 재현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의현성, 1423년 성산 고성에서 중심지인 표선 성읍으로 이설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의현성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1리에 있는 조선 시대 성곽이다. 1416년(태종 16년) 5월 6일에 제주도 안무사 오식과 전 판관 장합 등이 제주를 삼읍으로 나눌 것을 건의해 정의현을 뒀다. 정의현이 설치될 당시 현성은 지금의 장소가 아닌, 성산읍 고성리에 축조됐다. 정의현성 소재지는 애초부터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읍성은 그 고을의 중심에 있어야 주민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도 정의현성은 정의현 동쪽지역에 너무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의현성은 우도와 가까워 새벽과 밤에 북과 나발 소리가 들리고 여러번 큰 바람이 불어 흉년들었을 뿐만 아니라 왜적이 번갈아 침범하는 위험을 겪었다. 이러한 연유로 정의현성은 설치 초기부터 이설하자는 여론이 제기되었고, 이설 후보지로는 토산·진사(현 표선면 성읍리)·서촌리 등이 올랐으나 1422년(세종 4년) 12월 진사리로 결정됐다. 이에 도안무사 정간은 제주판관 최치렴을 책임 감독관으로 삼아 1423년 1월 9일부터 13일까지 불과 5일만에 제주도 각지의 백성들을 동원해 새로운 정의현성을 완성했다.
정의현의 읍성 복원·보수는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86년 북쪽 성벽에서 남서쪽 382m, 1987년 남문지에서 동문지 간 250m, 1988년 동문지에서 북쪽 도로와 만나는 부분 231m, 1989년 남쪽 유실의 나머지 부분 151m 정도 등이 1994년까지 복원·보수됐다. 이후에도 조선 시대 당시 축조된 성벽이 훼손되자 2010년 2월까지 나머지 훼손된 일부를 보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정의현감이 업무를 보던 일관헌은 1975년 옛 건물을 헐어내고 새롭게 증축해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현청 등을 보호하는 성도 복원됐다.
정의현성이 있는 마을은 1984년 6월 7일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88호로 지정됐다. 일관헌은 1975년 3월 12일 지방유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성읍민속마을 주민들은 옛 정의현성 주거 공간을 유지하며 거주하면서 문화유산 보존에 힘쓰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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