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美특허소송, M&A 영향 줄까…메드트로닉 “지켜보겠다”

메드트로닉 대표 “이오플로우, 유일한 후보 아니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가 이달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김흥구 객원기자

인슐린 자동 주입기기 ‘이오패치’를 개발한 이오플로우가 미국 경쟁사가 제기한 특허 소송으로 주력제품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회사가 올해 5월 미국 메드트로닉과 체결한 9710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당초 이달 25일로 예정했던 이오플로우 인수 종료 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데 이어, 인슐린 자동 유입 의료기기 기술과 관련해 “이오플로우가 유일한 후보는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메드트로닉 제프 마사(Geoff Martha)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의료전문지 스탯(STAT)과 인터뷰에서 이오플로우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우리는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 앞으로 소송이 어떻게 될 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마사 대표는 “우리는 인슐린 펌프, 패치 펜, 센서 등 자동 인슐린 주입기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기술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며 “(인슐린) 패치도 몇 가지 후보가 있고, 이오플로우가 유일한 후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드트로닉은 시총 1000억 달러(약 135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대기업이다. 심장박동기, 스텐트, 의료 모니터, 인슐린 주입기 등이 주력 제품인데, 인슐린 튜브 없이 환자 몸에 인슐린을 계산해 자동으로 주입하는 ‘패치형’ 자동 주입기 개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메드트로닉이 올해 5월 이오플로우를 971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이오플로우 저전력 고성능 전기삼투 펌프(Electroend Osmosis Pump·EOP)를 내장해 필요한 인슐린양을 자동으로 환자에게 주입하는 접착형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를 개발했다.

그런데 메드트로닉의 인수 계획 발표 이후인 올 해 5월 패치형 인슐린 자동 주입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슐렛에서 이오플로우의 핵심 기술에 대해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미국 메사추세츠 연방 판사는 이달 10일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이오패치’에 대한 판매 및 제조를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이오플로우는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이오패치 영업 활동을 중단하고, 가처분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본안 소송 승소를 위한 대응전략을 수립에 나섰다. 이 와중에 이오플로우는 여기에 메드트로닉과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 체결 종결일을 오는 2024년 1월 3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를 최종 인수합병(M&A)하려면,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그리고 이오플로우 보통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5월 메드트로닉과 인수합병을 발표하면서, 이달 25일 거래를 종결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 일정을 3개월 가량 연기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특허 소송으로 이오플로우의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힐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오플로우의 메드트로닉의 인수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메드트로닉이 인수 전에 인슐렛과의 특허 문제를 알고 있었더라도 제조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메드트로닉의 인수 종결 일자 연기는 이오플로우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슐렛이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인슐린 펌프를 제외한 이오패치 제품에 대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오플로우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고,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11일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심사대상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이오플로우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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