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하러 간 병원서...가자지구 특파원, 아들·딸 시신 발견하고 오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시 상황을 보도하던 한 외신기자가 취재 중 숨진 자녀들의 시신을 발견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가족의 죽음을 마주한 기자가 오열하는 장면은 그대로 방송에 송출됐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는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머물던 아랍권 특파원 와엘 다흐두흐 기자의 거처가 이스라엘군 폭격을 받아 그의 가족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희생자는 다흐두흐 기자의 부인과 아들·딸 등 총 3명이다. 이어 다흐두흐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가족의 시신을 발견한 뒤 눈물을 쏟는 모습을 공개했다.
방송 영상에 따르면 다흐두흐 기자는 가자지구의 한 병원 상황을 전하던 중 바닥에 놓인 자녀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언론인이 되고 싶다던 15살짜리 아들과, 고작 7살밖에 되지 않은 딸이었다. 다흐두흐 기자는 피 묻은 아이들 시신을 끌어안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알자지라 측은 이번 공습 지역이 가자지구 중부에 있는 누세이라트 난민캠프였다며 이스라엘군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남쪽 대피를 통보한 후 누세이라트로 거처를 옮겼는데 곧바로 표적이 됐다”며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표적 삼아 살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난민캠프를 겨냥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다흐두흐 기자는 아내와 두 자녀를 잃었다. 가족들의 시신은 잔해 속에 묻혀있다 뒤늦게 발견됐다”며 “가족을 잃은 동료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알자지라 방송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선전‧선동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알자지라 이스라엘 지국 폐쇄를 명령한 바 있다. 그러자 알자지라는 “우리는 가자지구에 있는 동료들의 안전과 복지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스라엘 당국에 그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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