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초등 학생평가 개선”… 전교조 “중간·기말고사 부활 신중”

도교육청 “설문조사 50% 이상 찬성”…전교조 “편향된 조사, 89% 반대”

전북교육청 전경/뉴스1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교육청이 초등 학생평가 개선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임대섭 유·초등·특수교육과장은 26일 브리핑을 갖고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현재 실시하고 있는 평가 방법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신장은 서거석 교육감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앞서 실시한 ‘전북 초등 학생평가 인식도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교원(807명)과 학부모(2457명) 등 총 326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학부모는 50.1%, 교원의 경우 50.4%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교원의 56.3%와 학부모 54.6%가 현재 과정중심의 평가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업성취도 평가 방법은 수행과 지필평가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56.8%(교원)로 가장 높았다.

전북교육청은 설문조사 주요 내용을 분석하는 한편, 11월 중으로 교육현장 전문가들과 토론회 및 공청회를 가진 뒤 초등 학생평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대섭 과장은 “교육현장 전문가와의 충분한 토론과 여론수렴을 통해 초등 학생평가 개선 방안마련에 나설 예정이다”면서 “이를 통해 내년부터 실시되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부진을 적기에 발견, 맞춤형 학습지원을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학생 고통을 유발하는 중간·기말고사 부활에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교육청에 실시한 설문조사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은 학부모와 교원들로부터 ‘문항이 편향적으로 구성됐다’는 항의를 받았음에도 수정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등 편향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실제 설문지에는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화돼 현재 시행하고 있는 학생평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다’라고 서술돼 현재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 뒤 특정 응답을 유도했다. 특히 중간·기말고사 부활을 ‘학업성취도평가’라는 말로 포장해 무조건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문항을 구성한 것은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편향적 설문조사임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중간기말 시험 부활 추진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전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실시 중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68명 가운데 89.1%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 찬성은 9%에 그쳤다. 반대 의사를 보인 응답자 가운데 80.3%는 그 이유를 “학원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자체 조사한 결과 전북교육청이 추진하는 초등 중간·기말고사 부활 정책은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깊다”면서 “현장 여론이 이러함에도 전북교육청은 편향적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시험 실시 정책을 강행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