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모두 임기 끝"…증권업계 CEO 교체 바람 부나

강수윤 기자 2023. 10. 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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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사태 CEO 제재 연임 최대 변수
지주회장 교체 등과 맞물려 변화가 대세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KB증권 김성현. 박정림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금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CEO 세대교체 인사가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특히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에는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두고 다수 CEO가 연임됐다. 올해는 자본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조직 안정성을 위해 연임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사모펀드 사태 관련 제재 등 이슈로 일부 CEO들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중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CEO는 박정림·김정현 KB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등 7명이다. 유관기간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홍우선 코스콤 사장도 12월에 임기가 끝난다.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증권업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경영진 세대 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8년간 대표직을 수행한 최 회장을 비롯해 조웅기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등 창업 세대가 용퇴하고 50대 부회장단을 전면에 내세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켰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젊은 분위기로 조직을 쇄신해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경쟁사들의 CEO·임원들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지 예년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다음 달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CEO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하는 것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 결정은 2020년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판단 이후 3년 만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 부과 여부가 논의된다. 문책 경고 이상 제재가 확정될 경우 연임이 불가능하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 부회장이 다음 달 취임을 앞둔 가운데 KB증권의 자산관리 부문과 투자은행 부문을 각각 맡아 운영해왔던 박정림·김성현 대표의 세대교체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다가오는 연말에 양 후보자가 취임 직후부터 속도감 있게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라임·옵티머스 판매에 따른 최종 징계 수위가 2018년부터 두 차례나 연임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6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2019년 대표직에 올라 5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다. 그러나 정 사장이 한투증권의 불공정 거래 논란으로 이날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소환된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투증권의 공정거래·기술탈취 의혹, 횡령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 등이 정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올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31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해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연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에 도전하고 있는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도 상반기 양호한 실적과 함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라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6년간 장수 CEO의 길을 걷고 있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도 연임이 점쳐진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한 5094억원을 기록했고, 안정적인 내실경영과 자산관리 모델 확대, 보수적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운용 효과로 약진했다. 다만, 이렇게 연임한 전례가 거의 없다는 면에서 삼성그룹내 인사 정책이 큰 변수다.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와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각각 하한가 사태와 임직원 비위행위 등으로 부실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며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의 실적이나 성과에 따라 인사를 하겠지만 전반적인 지주회장 교체 등과 맞물려 큰 변화가 생길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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