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요르단, ‘무슬림 형제’임에도 팔 난민 수용은 ‘거부’

유병훈 기자 2023. 10. 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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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가운데 이웃 국가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들 피란민 수용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스라엘의 이웃 국가로, 각각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접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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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이집트의 관문인 라파 출입구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가운데 이웃 국가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들 피란민 수용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두 국가의 이 같은 입장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이집트와 요르단으로 영구히 몰아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좌절시키고 싶어 한다는 우려를 반영한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난민이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원들이 함께 넘어올 위험도 있다. 무장 조직이 시나이반도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 경우 40여년간 유지된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평화조약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8일 이번 전쟁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를 겨냥한 것만은 아니며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이집트로 이주시키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며, 이는 지역의 평화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그 전날 요르단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요르단에는 난민이 없을 것이며 이집트에도 난민이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서로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고 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이스라엘의 이웃 국가로, 각각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접해있다. 요르단에는 이미 팔레스타인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어떤 결말로 끝날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이 두 국가가 팔레스타인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요소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일정 기간 재점령해 추가적인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대피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전쟁이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집트는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충분히 소탕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 전쟁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군사작전이 끝날 때까지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스라엘의 네게브 사막에 머무르게 하자고 제안했다.

비영리기구 국제위기그룹(ICG)의 북아프리카 사업 담당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명확성이 떨어지며 가자지구 내 대규모 대피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서 “이 같은 혼란이 이웃 국가들의우려를 부채질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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