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게 '인사 동결'…빈자리 못 채우는 한국공항공사

이민하 기자 2023. 10. 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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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임원 중 절반 이상이 공석인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상임 임원 6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공항공사 임원 중 임기가 만료된 분들이 있는데 인사를 못 하고 있다"며 "현직 사장이 문재인 정부 임명 인사라 그런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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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 임원 6명 중 4명 임기 만료…국토부 '인사권 동결' 지시 지적도

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임원 중 절반 이상이 공석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후임 인사가 반년 넘게 지체되는 탓에 공항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인사권 동결' 조치가 내려진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상임 임원 6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임감사위원은 현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절차가 이미 한 달여째 진행 중이다. 상임감사위원은 일반적으로 임기 만료 전에 후임 인사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다른 임원 자리는 더 심각하다. 2021년 4월 임명된 이미애 부사장은 올해 4월 임기가 끝났다. 임기가 만료된 상태에서 후임 인사가 없어서 6개월 넘게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기 임기가 끝난 이종호 건설기술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임기가 끝난 운영본부장 자리는 올해 5월부터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상임감사를 빼더라도 부사장, 건설기술본부장, 운영본부장 3개 자리에 대한 정상적인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상적인 임원 인사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공항 운영 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공사는 김포와 김해, 제주, 청주, 대구, 무안, 양양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국제선 이용객은 1300만명으로 코로나19(COVID-19) 이전 대비 64%, 내년엔 2200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 정상화 과정에서 안전·보안을 포함해 지상조업 인력 부족, 시설 노후화, 신규 노선 확보 등 문제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공사는 현재 13개국에서 647억 원 규모 19개 사업을 수주해 13개 사업을 완료하고, 6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나서서 페루 정부와 약 340억 원 규모의 '친체로 신공항 운영지원 기술컨설팅 추진' 합의를 이끌어냈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 사업은 '잉카문명의 도시'이자 세계적인 관광지인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다.
임원 '인사 동결' 윤형중 공사 사장 퇴진 압박용 지적도
(인천=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 국립항공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 답변를 하고 있다. 2023.10.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치권에서는 공사 임원 인사가 지연되는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윤 사장에 대한 퇴진 압박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때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윤 사장은 지난해 2월 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전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공항공사 임원 중 임기가 만료된 분들이 있는데 인사를 못 하고 있다"며 "현직 사장이 문재인 정부 임명 인사라 그런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공사 임원은 주주총회를 거쳐서 사장이 임명하는데 윤 사장의 인사권이 동결됐다는 것이다.

또 박 의원은 "국토부나 기획재정부 승인(사인)이 없으면 인사 못하는 건데, (임원 인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거냐"며 "정권 바뀌고 인수위원회 단계도 아닌데 인사 동결 조치가 아직도 유효한 거냐"고 지적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권형택 전 주택도시보증공(HUG) 사장, 나희승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모두 임기를 못 채우고 사임 또는 해임됐다. 해당 기관들도 기관장들이 물러나기 전까지 임원 인사 등이 미뤄지거나 하면서 정상적인 기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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