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만이 아니었다, “이제 시작”.. ‘도미노 인상’ 시간 문제, 정말?
맥도날드 이어 맘스터치 가격 인상키로
설탕·소금 가격 상승.. 한우 값 등 변수
기업 옥죄기→ 물가 억제, 버티기 ‘한계’
중동 사태 등 변수 계속.. “연말 불안”
우려했던데로 가격 파장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계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에 이어 국내 브랜드 맘스터치도 조만간 햄버거류 가격 인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식품, 외식업계 등에 잇따라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업계는 저마다 물가 상승이다 각종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뚜렷한 정책 대응책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가격 충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떠안아야 할 상황이 된 셈입니다.
설탕이며 소금, 우유. 여기에 맥주 등 주류까지 식생활과 밀접한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상승세인데다 온통 오른다는 얘기 뿐입니다. 최근 발생한 '럼피스킨병' 으로 인해 한우 가격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치솟는 물가에 얇아질 대로 얇아진 지갑을 열 여력조차 사라지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집니다. 이러다 연말까지도 외식 물가 오름세에 가계 재정이 휘청이는게 아닌지 근심만 키우고 있습니다.
■ 원재료 등 공급 불안.. “버거 등 4종 인상”
유통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가 오는 31일 자로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4,400원 버거 제품이 4700원으로 6.8%(300원) 오르는 것을 비롯해 4,800원, 4,900원, 5,900원 제품이 각 5,100원, 5,200원, 6200원으로 인상됩니다.
이와 관련해 맘스터치 측은 닭가슴살 등 원재료 공급 불안으로 원가가 큰 폭으로 올라 가맹점주들과 상의해 가격 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현재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나 노브랜드버거 등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과 관련해 ‘검토 중’이란 입장이지만 앞서 두 업체가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도미노 인상이 확산될 것이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부 물가 인상 자제 ‘압박’.. 기업, 버티기 ‘한계’
정책 행보와는 엇갈리는 양상입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지난 6월 가격을 인하했던 서울 목동의 한 피자업체 본사를 찾았고 이날 오후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소비자·외식 7개 단체장과 물가안정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오른 이후 지난 2월 7.5%, 4월 7.6%, 8월 5.3%, 9월 4.9%로 둔화양상이라고는 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9월 3.7%)을 웃돌고 있습니다.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만 해도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 배를 넘습니다.
외식 물가의 경우 지난달 기준 세부 품목 39개 물가가 모두 올랐을 정도입니다. 햄버거 물가가 12.3%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피자(11.9%), 김밥(9.6%)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 설탕·소금 등 상승.. 주류, 한우 등 ‘불안’
앞서 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설탕에 우윳값이 오르면 이들을 재료로 한 빵이며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동반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최근 오비맥주는 일부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올리며 주류도 부담 대열에 오르면서, 전방위 생활물가 압박이 더해진 상황입니다.
최근 소 럼피스킨병까지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한우 가격까지 상승 우려에 가세했습니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우 도매가격은 ㎏당 2만 53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1주 전 1만 7,723원과 비교해 13.1% 올랐습니다. 10월 매주 화요일 기준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1만 7,000원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발병 이후 2만 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 소비자가격은 1등급 등심 기준 17일 9만 2,760원에서 전날 10만 250원으로 8.1% 올랐습니다.
비단 햄버거 한두 품목이나 일부 프랜차이즈나 브랜드 가격이 조정되는데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데서 불안이 더해지는 이유입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요청에 버틸 만큼 버텼지만, 결국 기업들 역시도 ‘한계 상황’에 부딪혔다는걸 가격 인상이 보여주는 셈”이라면서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와 미국 금리 등 대외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연말까지도 외식 물가가 들썩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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