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운전자 본 어린이 '큰절'…초등학교 앞 경찰 모여든 이유[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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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8시쯤 서울 양천구의 양명초등학교 정문 앞.
양명초등학교는 학교 정문과 아파트 단지 사이에 2차선 좁은 도로가 있어 차량이 수시로 이동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현장에 참여한 모범운전자 오찬섭씨(70)는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도로 위에선 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명초등학교는 이날 캠페인이 끝나고 열린 간담회에서 5가지 교통 관련 건의사항을 지자체와 경찰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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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8시쯤 서울 양천구의 양명초등학교 정문 앞. 졸음이 덜 깬 표정으로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던 아이들은 서울시교육청 교통안전 캐릭터 '센몽이'를 보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옆에서는 학생들이 '가나다' 피켓을 들고 "가! 가기 전에 살피고. 나! 나부터 멈추고. 다! 다같이 천천히"라고 외쳤다.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학교장, 이기재 양천구청장, 오창배 양천경찰서장 등도 일렬로 서서 아이들에게 30㎞ 속도 제한 표지판 키링을 건네며 "무단횡단을 하지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10월 넷째 주를 교통 안전 주간으로 지정하고 안전 관리가 필요한 초등학교 11곳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스쿨존 교통사고 제로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은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교육청, 구청, 경찰,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이 함께 모여 학교 주변 통학로 위험요소를 살펴보고 교통 사고 예방 홍보 활동 등을 하게 된다.
양명초등학교는 학교 정문과 아파트 단지 사이에 2차선 좁은 도로가 있어 차량이 수시로 이동했다. 정문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어 대형 버스가 지나다니기도 했다. 차로 아이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은 중간 중간 도로 위에 정차해 아이들을 살펴봤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현장에 참여한 모범운전자 오찬섭씨(70)는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도로 위에선 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운전자들에게는 스쿨존 횡단보도에서는 무조건 멈추고 속도를 줄인 뒤 주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 아이들 보면 도로에 갑자기 튀어나와서 앞만 보고 달려간다"며 "아이들에게는 위험하니까 양 옆을 잘 살펴서 건너라고 했고 운전자들은 아이들이 없는 시간대라도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니 우선 속도를 줄이라고 안내했다"고 했다.
양천구 녹색어머니회에서 나온 학부모 박지선씨 역시 어깨 한 쪽에 '스쿨존 30 서행해주세요'가 적힌 띠를 두르고 감속 운전을 강조했다. 그는 "평소에 '서면 안된다' '이쪽 위험하다' 말로 안내를 해도 큰 효과는 없었다"며 "이 캠페인을 하면 그래도 사람들이 한 번 더 쳐다보고 생각하게 되니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곳저곳을 쳐다봤다. 한 초등학생은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모범운전수 자원봉사자들에게 절을 하기도 했다. 양명초에 재학중인 이유찬군(12)은 "요즘 뉴스를 보면 초등학생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당하는 것 같다"며 "안전하면 좋을텐데 적어도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명초등학교는 이날 캠페인이 끝나고 열린 간담회에서 5가지 교통 관련 건의사항을 지자체와 경찰에 전했다. △학교 근처 아파트 신호등 설치 △재개발 공사 장소 안전 보호대 설치 및 일방 통행 지정 필요 △인근 사거리 CCTV(폐쇄회로TV) 설치 △10단지 상가 앞 안전 보호대 설치 △양명초 입구 소방도로 막는 불법 주정차 금지 △학교 정·후문 명칭 수정 등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실시한 초등학교 통학로 점검결과를 분석해 유관기관과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관·경이 참여하는 '통학로 안전 협의체'를 구성해 학교 현장에 적합한 통학로를 정비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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