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 '뇌 투과율 100%' VRN11 임상시험에 주목하는 이유

김도윤 기자 2023. 10. 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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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기업 보로노이가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의 자체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5개의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한 보로노이가 직접 임상시험을 진행할 첫 신약 후보물질이다. 특히 전임상에서 '뇌혈관장벽 투과율'(BBB) 100%와 상대적으로 뛰어난 안전성을 확인한 파이프라인으로 기대가 크다. 보로노이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역량과 노하우를 극대화한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손색이 없단 평가다.

보로노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VRN1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26일 밝혔다. VRN11은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비소세포폐암에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 Osimertinib)를 치료제로 사용할 때 내성으로 발생하는 C797S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타그리소 내성 환자와 뇌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하는 약물로 개발하고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내성으로 나타나는 돌연변이에 대한 약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

보로노이는 한국, 대만, 미국의 10여개 기관에서 약 50명의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VRN11의 글로벌 임상 1상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VRN11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PK), 약력학,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다.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용량증량시험 및 용량확장시험 2개 파트로 진행할 예정이다.

VRN11은 전임상에서 EGFR C797S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며 주목을 받았다. 전임상에서 3세대 타그리소보다 빠른 속도로 암 크기를 줄였고, 뇌 전이 모델에서도 높은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경쟁 물질보다 돌연변이 선택성이 높은 데다 뇌투과율이 100% 수준으로 획기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치료 이후 체중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뛰어난 안전성도 강점이다.

남은 과제는 VRN11의 전임상에서 확인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임상 시험에서 증명할 수 있느냐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시험에선 전임상과 다른 데이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VRN11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제약사 오릭파마수티컬스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ORIC-114'(VRN07)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는데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폐암이 뇌로 이전한 2명의 환자에서 완전관해가 나타났다.

오릭파마수티컬스의 ORIC-114는 보로노이가 개발해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이다. EGFR Exon 20 Ins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전임상에서 돌연변이로 인한 비소세포폐암에 비교적 높은 활성을 나타냈고 뇌혈관장벽 투과율은 77%에 달했다. 전임상에서 확인한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을 임상 1상에서 입증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ORIC-114는 보로노이가 개발한 약물 중 가장 먼저 임상 데이터가 공개된 파이프라인이기도 하다. 임상 1상 최종 결과는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객관적반응률(ORR)과 생존기간(OS) 등 세부 지표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VRN11은 ORIC-114보다 전임상에서 더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을 보였다. ORIC-114의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VRN11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보로노이는 VRN11의 임상 1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한 뒤 기술이전 등 다양한 전략을 고민할 예정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보로노이는 EGFR 계열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지속한 데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확실한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VRN11은 전임상에서 BBB 100% 등 독보적인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약물로 보로노이의 역량이 집중된 파이프라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VRN11은 보로노이의 AI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발굴하고 고도화에 성공한 파이프라인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보로노이의 모든 역량을 모아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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