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패싱' 제멋대로 70억 토지 매입한 축협 조합장 법정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사회 의결 없이 제멋대로 70억원대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의 한 축산업협동조합장이 법정에 섰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61)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제주의 한 축협 조합장을 지내던 2017년 이사회에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토지를 70억여원에 매입하겠다고 보고했음에도 그 해 12월 토지 감정평가,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씨는 2018년 3월 정기이사회에 '3월 말 또는 4월 말 최종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허위 보고했을 뿐 아니라 그 해 4월에는 토지 분할이 안 돼 잔금을 지급해도 소유권 이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잔금까지 치러 매도자로 하여금 70억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게 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논의 과정에서 부결 등의 결정이 내려져 벌어진 일일 뿐"이라며 "관련 절차를 준수해야 할 피고인의 업무상 의무 위반과 손실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도 상당히 부족하다"며 일부 혐의만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도 검찰을 향해 다음 공판까지 관련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주문했다.

증인신문이 예정된 다음 공판은 11월 중 열릴 예정이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