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5수 실패' KDB손보·'매각 불발 위기' HMM…커지는 산은 책임론

이한승 기자 2023. 10.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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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업은행이 올해 진행하고 있는 굵직한 기업 M&A 건들 이 연이어 삐걱대고 있습니다. 

기대가 높았던 KDB생명 매각은 불발됐고, HMM 지분 매각이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등 산적해 있는 숙제들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이를 두고 산은의 책임론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금융권 취재하는 이한승 기자와 산은의 M&A 다뤄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부터 보죠.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시도였죠? 

[기자]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하면서 KDB생명 매각은 다섯 번째 실패를 맛보게 됐습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결국 매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강석훈 / 산업은행 회장(6월 20일 기자간담회) : (KDB생명) 신종자본증권도 2천억 원이 넘는 것을 인수했고요. 여러 가지 관련 조치들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앵커] 

자신이 있었다는 건데, 왜 실패했을까요? 

[기자] 

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방향과 맞지 않는다라는 게 하나금융이 든 매각 철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결국 돈 문제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KDB생명의 적정 매각가는 2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됐지만, KDB생명의 취약한 재무건전성을 정상화하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나금융으로서도 이 정도의 재무 부담은 클 수밖에 없던 겁니다. 

[앵커] 

이건 하나금융의 선택이니까 산은이 책임질 건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오히려 KDB생명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산은을 향하고 있습니다. 

산은은 지난 5월 KDB생명이 발행한 216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전량 인수하고,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면서 자본 확충에 공을 들였는데요. 

하나금융 실사에 들어간 후에 자본확충을 했던 것이 KDB생명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인정하는 꼴이 됐고, 산은이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부분을 자인하는 셈이 됐다는 겁니다. 

[앵커] 

HMM 지분 매각 건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산은은 HMM 매각 인수후보자로 거론된 동원과 하림, LX그룹 등을 실사하고 있고요. 다음 달이면 HMM 인수와 관련한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몸값인데요. HMM의 매각가가 최소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사 중인 세 곳의 현금동원력은 매각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산은이 최근 1조 원가량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게 인수 후보들의 부담을 더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매각이 더 쉽지 않을 수도 있는 건데, 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건가요? 

[기자] 

배임 문제가 걸려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강석훈 회장의 설명입니다. 

사전 약정가격보다 현 주가가 높은데도 이를 주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발행 주식수가 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해 특히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영구채 주식 전환을 공식 발표한 7월 20일 2만 300원이었던 HMM 주가는 이후 1만 3천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HMM 매각이 잘 안 되는 걸 두고 산은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때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CG IN :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 해운업황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900선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해운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진 건데요. 

지금과 같은 때에 매각을 추진하는 게 맞냐는 지적입니다. 

[강석훈 / 산업은행 회장(10월 24일 국정감사) :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당연히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되겠죠.] 

이를 두고 유찰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산은은 원론적인 얘기였다며 부인했습니다. 

[앵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이슈도 큰 건인데, 이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양사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EU 경쟁당국이 유럽 화물노선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고요.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이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석훈 / 산업은행 회장(10월 24일 국정감사) : "합병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로부터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인데, 이게 해외 경쟁당국이 하는 일이라 저희가 직접 유럽당국도 찾아가 보고….] 

[양정숙 / 무소속 의원(10월 24일 국정감사) : 환경과 상황은 항상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그러니까 컨틴전시 플랜을 가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거고요.] 

이를 의식하듯 강석훈 회장은 이사회 압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강석훈 / 산업은행 회장(10월 24일 국정감사) : 만약에 이번에 아시아나 합병이 되지 않으면 기존에 투입한 3.4조 원, 그 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가 있고요.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석훈 회장이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보였는데, 이런 M&A 건들 이 줄줄이 좌초될 경우 무거운 책임론이 산은을 짓누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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