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대 횡령 숨기려 30년 근무 공장 불 지른 50대 징역 4년

제주지법, 건조물 침입 및 방화 혐의 선고
장부 없애려고 방화…7억 5000만원 피해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회삿돈 약 2억원을 횡령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30년 동안 몸 담은 회사에 불을 질러 7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26일 건조물 침입 및 방화 혐의로 구속기소된 A(5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2일 오전0시3분께 제주시 봉개동 소재 식품 가공 공장에 침입해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공장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범행 직전까지 거래처로부터 받은 약 2억원 상당의 대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렸고, 이를 숨기고자 거래 장부가 있던 공장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불은 공장 약 580여㎡를 태우고 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소방 추산 7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식구나 다름 없는 사람으로 대한 피해자의 신뢰를 배신해 불을 질렀다"며 "우발적인 감정이나 격분이 아니라 횡령 증거를 숨기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해 지금도 측은지심을 갖고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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