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더 문’ 흥행 실패에 “충격” 그래도 영화는 계속돼야 한다(종합)[EN:인터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올해 네 번째 영화 '소년들' 개봉을 앞둔 설경구. 그가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더 문'의 흥행 실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의 적' 이후 다시 한 번 물불 안 가리는 형사 역할을 맡은 이유도 전했다.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에 출연한 설경구는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밝혔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극화한 사건 실화극이자,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을 조명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2012),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파헤치는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이른바 실화극 3부작의 마지막 주자로 주목받는다.
설경구는 형사 반장 황준철로 분했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으로,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 재수사에 나선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 '공공의 적' 강철중 이후, 다시 한 번 끝까지 가는 형사로 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공공의 적'과 비슷한 형사 캐릭터가 들어오면 안 했다"고 말한 설경구는 "강철중보다 잘할 자신이 없었고, 어떻게 해도 강철중처럼 보일 것 같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댔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소년들'은 "정지영 감독님이라는 큰 부분이 있어 참여하게 됐다"면서 "뚝심도 대단한 분이고, 평소에도 사회를 향한 말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그 믿음으로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지영 감독은 과거 영화 '박하사탕' 시절 신인 배우였던 설경구를 만난 경험을 회상하며 "신인인데도 날 보고 '너 감독이야?' 하는 느낌이어서 '뭐 저런 놈이 다 있나' 싶었다. 그만큼 캐릭터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본인도 이 때를 기억한다는 설경구는 "아마 '싸가지 없는 XX'라 생각하셨을 것"이라고 웃으며 "그때는 영화가 처음이라 주변 사람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 같다. 내 코가 석자였다. '감독이 오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제가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연차도 꽤 됐다. 이제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고도 덧붙였다.
곁에서 지켜본 정지영 감독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막내 스태프까지 동료로 생각하며 수평 관계로 두시는 분"이라며 "촬영하면서 조감독과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을 봤다. '저 조감독 미쳤나?' 싶었다. 그러나 감독님에게는 그게 토론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 하는 건데' 라는 생각인 것"이라면서 "작품 제목처럼 정말 소년 같은 분이다.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 저 또한 '꼰대 모습 나올 거다'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모습 전혀 없었다. 저도 그렇게 나이 먹고 싶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소년들' 이전에 '실미도', '그놈 목소리', '생일' 등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에 다수 출연한 설경구. 그는 "실화 영화는 행복한 일을 소재로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한다' 하는 면에서 거부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미도' 때는 촬영 후 실제로 기관병 분들을 만났다. 실상은 영화보다 더 잔인하더라. '그놈 목소리' 때도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났고, '생일'은 내가 죄인인 듯 죄책감에 정말 힘들었다"며 "이런 작품들을 하게 된 것은 제 팔자, 운명 같다"고도 전했다.
한편, 설경구는 올 한 해 동안 영화 '유령', '길복순', '더 문', 그리고 '소년들'까지 무려 네 작품을 선보였다. "토 나올 것 같다"면서 벅찬 스케줄에 대한 심경을 농담 반, 진담 반 밝힌 그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여름 개봉한 '더 문'의 스코어를 보고 "저도 충격이고, 제작사는 더 충격 받았다"라 솔직히 말한 설경구. 김용화 작품인 '더 문'은 제작비 280억 원, 손익분기점 600만 명의 대작이었지만 누적 관객 51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역대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중 최초로 천만 관객을 기록한 '실미도' 주역인 만큼, 위축된 한국영화 시장에 남다른 기분을 느낄 법 하다.
그는 "'실미도' 찍을 때, 섬에 갇혀서 힘드니까 강우석 감독님께서 지인들을 섬에 들어오게 해서 회식을 시켜주시곤 했다. 항상 건배사로 '천만!' 하셨는데, 그땐 '막 지르네' 생각했다. 그러다 진짜로 천만 관객을 돌파해서 모두가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계에 대해 "좋은 날이 또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판세는 못 읽지만, 주위에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한다. 그래도 영화는 계속 상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극장이 주는 매력을 묻자 "주체적이라는 것.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극장"이라며 "집에서 보는 건 리모컨 틀면 나오는,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극장은 그렇지 않다. 큰 스크린의 압도되는 매력도 있다"고 전했다.(사진=CJ ENM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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