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3분기 영업익 11조대…현대차·기아 연간 첫 20조 눈앞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3조821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4%나 증가했다.
현대차는 해외판매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제네시스 같은 고부가가치 차량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를 누르고 3개 분기 연속 국내 상장사 중 최고 수익을 거둔 기업에 올랐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처음 20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27일 실적이 발표될 기아의 증권가 예측치 평균 3분기 영업이익이 2조8091억원이다. 양사를 더하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이미 17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82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46.3% 뛰었고, 매출은 41조27억원으로 8.7% 늘었다. 당기순이익(3조3035억원) 134% 늘었다.
현대차는 “3분기 판매는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지역의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확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등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지난해 3분기 판매보증충당금 설정(GDI 엔진 관련) 등의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4만551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8월 새로 출시한 ‘디 올 뉴 싼타페’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SUV 중심의 판매 증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6만6969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1.9% 늘어난 87만8541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수요 증대로 지속적인 판매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낮은 재고 수준 및 신형 싼타페 등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이스라엘 전쟁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금리 수준 등 대외 거시경제의 변동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 북미는 12.8%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다 판매량(27만5000대)을 찍었고, 유럽(15만3000대)도 7.9%, 떠오르는 인도(15만9000대)는 5.9%씩 더 팔았다. 반면 중국(5만6000대, -33.8%), 러시아(1만1000대, -39%) 시장은 고민이 더 깊어졌다.
특히 현대차는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등에 따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기차 ‘아이오닉’의 인기로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한 16만895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 및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를 통해 4분기에도 수익률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수익성 중심 의사결정 체계로 대응하겠다”며 “유연한 생산체계를 통해 전기차 방향성은 유지하면서도 시장수요에 면밀히 대응해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에서도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세계적 전기차 수요 정체와 관련, 서 본부장은 “생산을 줄이고 개발을 늦추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기차 차종별로 계획이 낮아질 수 있지만 총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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