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전현희 최초 제보 국회서 받았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26일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표적 감사' 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최초 제보는 국회를 통해 들어왔고, 그 외 여러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제보 경위를 추궁하자 이같이 답했다.

'최초 제보가 국회라는 것은 국민의힘 측인가'라는 질의에는 "그게 아니라 국회 공식 기구를 통해 전달됐다는 말"이라며 "국회 분들도 다른 데서 제보를 받아 감사원에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언론 보도 등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감사에 착수하기도 하고, 국회에서 논의 사항을 당연히 지켜보며, 서면감사는 365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사무총장은 최초 제보자가 자신과 행정고시 동기인 임현주 권익위 기조실장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최초 제보 과정에 대통령실 전 비서관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유 사무총장은 '임 실장이 최초 제보자임을 암시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박 의원의 주장에 "(임 실장이) 최초 제보자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며 "최초 제보는 국회를 통해 전달받았다는 것 외에 내용은 업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전 전 위원장 감사 건을 비롯한 일련의 논란이 조은석 감사위원 탓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그분도 한 공직자이고, 그분의 불법 행위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현 사태가 유 총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훨씬 많다'고 언급하자 "그분의 자유"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유 사무총장이 작성한 감사원 내부 업무 지침 자료인 '공감노트'를 입수했다며 "이 노트를 보면 유 사무총장의 왜곡된 시각과 독특한 업무 스타일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유 사무총장은 공감노트에 문재인 정부의 원전 관련 감사와 관련해 "쓰레기" "걸레" 등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외에도 국회를 비하하는 듯한 표현과 '신용문객잔 주방장처럼 감사하쇼 다다다다', '협조하는 기자·우호적인 기자에게는 따뜻하고 우아하게 응대하라' 등 여러 원색적 내용이 담겨 있다.

유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그 자료는 감사원 직원 훈련용으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데 어떻게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해이자 곡해"라고 항변했다.

이어 "3000 페이지 분량의 자료 중 1∼2페이지 극히 일부만 발췌해 말씀하시고 나머지 (내용이) 아름다운 부분은 전혀 말하지 않아 섭섭하다"고 덧붙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명백한 공무상 기밀을 누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면책특권 운운은 너무 나갔다"며 "감사원이 조용히 내부 기강을 다잡으라"고 다시 응수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