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개선 동반된 0.6% 성장…연간 1.4% 달성은 '안갯속'(종합)

하상렬 2023. 10. 26. 13: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분기 GDP 속보치 전기비 0.6%, 3분기 연속 성장
순수출 기여도 0.4%p…2분기 연속 플러스
수출 3.5%↑·수입 2.6%↑ '불황형 그늘' 벗어
'고금리·중동사태' 불확실성…"연 1.4% 목표 어려워"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가 경제가 0.6% 성장했다.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한 가운데, 소비와 건설투자 등이 개선된 영향이다. 앞으로 IT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침체,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한 연간 성장률 1.4%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3분기 0.6% 성장…수출·입 플러스 전환

한은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1분기(0.3%)와 2분기(0.6%)에 이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로는 1.4%로 집계됐다.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가 0.4%포인트로 성장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3.5% 증가해 전분기 역성장(-0.9%)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수입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6% 늘어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수출과 수입의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 2분기 ‘불황형 성장’ 그늘에서 벗어났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작년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올 2분기(1.4%포인트) 플러스 전환돼 2분기 성장을 이끈 바 있다. 그러나 2분기 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해 ‘불황형’ 성격이 짙었다.

내수에선 소비가 늘고, 건설투자가 선전했다. 민간소비는 0.3% 늘어 2분기(-0.1%) 부진에서 벗어났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연휴 등에 따라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늘었다. 정부소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급여가 늘어 0.1% 증가해 전분기(-2.1%)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2% 증가했다. 한 분기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7% 감소했다. 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4분기 0.7% 성장해야 연간 1.4%…“목표치 달성 어렵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을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시장 전망보다 높게 나왔고, 건설투자도 최근 경기에 비해 잘 나왔다”며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 장비 쪽 부진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간 성장률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단 평가다. 신 국장은 “IT 경기나 수출 부진이 완화돼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우리나라 금융이나 외환 쪽에 어떤 영향 미칠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은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7%를 기록해야 연간 선장률 전망치 1.4%가 달성 가능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간 목표치 달성 전망을 어둡게 봤다. 4분기 성장률을 0.7% 이하로 봤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라 소비가 둔화하고 있고, 주요 산유국 감산과 중동(이·팔)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순수출 성장 기여도를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한 달간 데이터를 보면, 고금리·고물가 여파가 커 4분기 소비는 더 안 좋아 질 것으로 보인다”며 “10월엔 에너지 쪽 가격 상승으로 무역 적자가 예상되고, 동절기 에너지 수입이 많은 것과 중동사태 여파로 인한 에너지 선수요 등을 감안하면 4분기 순수출 기여도가 마냥 개선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도 “4분기는 3분기보다 성장이 둔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출은 기저효과로 플러스를 보일 수 있더라도 국제유가 상승세로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도 4분기에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를 지속할지를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신 국장은 “수출은 반도체 등 IT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부진이 완화되고 있고, 이달 2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도 플러스 전환하는 등 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입 쪽은 중동사태가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4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연간 성장률이 1.4%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종합감사에서 “정부가 1.4%를 연간 평균으로 전망하는데, 그 범주 내에서 움질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