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지 "배우로서 성장…계속 최선 다하고 있었다"

박정선 기자 2023. 10. 2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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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로 또 한번 성장한 수지다.

배우 수지의 신작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양세종(원준)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수지(두나)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20일 공개 직후부터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시리즈' 1위의 자리를 유지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비영어) 부문 7위에 진입하는가 하면, TV-OTT 통합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에 올랐다.

지난해 '안나'로 배우 커리어에 전환점을 돈 수지는 '이두나!'에서 이두나를 연기하며 메소드 연기를 보여줬다. '수지의 얼굴이 재미있다'는 반응부터 '수지가 서사다'라는 평까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수지의 얼굴이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두나의 다양한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감독님이 예쁘게 찍어주셨다. 촬영감독님이 기뻐할 것 같다."

-'수지가 서사다'라던데.
"제목부터 인물의 이름이 그렇기도 하고, 큰 사건이나 서사는 없지만 이두나란 인물을 표현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저는 그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런 평이 나오는 것도 의도한 면도 있다."

-이 작품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근거는.
"일단 웹툰을 봤을 때, 이두나의 묘한 분위기가 매력 있었다. 그간 제가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 부분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이해도가 높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돌의 고충도 있고, 두나가 느끼는 외로움이 잘 이해됐다."

-과거 생각난 에피소드가 있었나.
"원준과 두나가 짜장면 집에서 목격이 되고 악플을 원준이 읽어준다. 두나에게 '사람들이 너무 말을 막 한다'고 하는데, 두나가 그걸 아무렇지 않게 원래 있었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런 부분에서 마음이 좀 안 좋았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그런 비슷한 상황이 있었나.
"실제로 겪었다기보다는, 다들 알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서."

-극 중 배경과 실제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되나.
"편의점에서 어떤 남자가 자기의 일 때문에 사진을 찍는데, 두나가 자신을 찍는 줄 알고 흠칫 놀라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은 현실과 같다. 자기를 찍는다고 오해를 하고 오해가 풀리면서 불안도 살짝 풀린다. 그 부분이."

-결핍이 있는 이두나를 어떻게 연기했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두나는 센데, 누군가를 만났을 때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은 사람에게 경계심을 갖고 날카롭게 대한다.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흡연 연기는 어떻게 소화했나.
"두나에게 가장 중요한 장치다. 두나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치다. 외로워 보이게 연기했다. 외로워 보였으면 했다. 볼 때도 숨이 턱 막혔으면 좋겠다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밥 먹자'는 플러팅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두나로서 생각하고 이입했다. '밥 먹자'라는 건 두나의 귀여운 플러팅일 수 있는데, 두나에게 '밥 먹자'는 의미는 많이 가까워지고 싶다는 의미다."

-극 중 걸그룹 결성해서 무대에 올랐는데, 어땠나.
"연습할 때부터 기분이 묘했다. 오랜만에 그룹으로서 연습하고 합을 맞추고. 연습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무대 하면서는 무대 생각만 했다. 감독님에게 '어떻냐'고 질문을 많이 했다. 방청객도 있고 한 번에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무대 생각밖에 안 했다."

-노출 있는 의상도 많았다.
"두나의 과감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그런 의상들을 선택했다. 그런 옷을 입다보니 자연스럽게 잘 안 먹게 됐다.(웃음)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진 않고 평소처럼 먹었다. 틈틈이 운동을 했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춤 추면서 '나 아직 안 죽었다'고 생각한 적 있나.
"너무 집중해서 그런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다.(웃음)"

-'안나' 다음이 '이두나!'인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안나'와 같이 대본을 받았다. 호기심을 가졌다. '안나' 다음이라고 해서 이 작품을 선택할 때 고심한 건 아니다. '안나'를 선택할 때부터 '이두나!' 대본을 봤다. 캐릭터를 보고 이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두나의 상황이나 이런 게 마음이 많이 쓰였다. 두나가 놓인 상황이 안쓰러웠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서 선택했다."

-히메컷의 대명사가 됐는데.
"기쁘다. 많이 따라 해주셨으면 좋겠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에 머리가 공개됐다. 초반에는 작품이 나오려면 많이 나왔는데, 혹시 식상해 보이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국민 첫사랑 이미지가 강한데, 벗어나고 싶었나.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조심스러움은 없다.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만 고민했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배우로서 급성장하고 있는데, 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계속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항상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했다. '안나' 때도 이런 말을 했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저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면이 생기는 것 같다. 현장 상황이나 이런 것 때문에 제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분위기나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감정에 좀 집중하려고 했다."

-연기에 재미를 느낀 건가.
"'원더랜드'란 작품으로 김태용 감독님과 작업하며 연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를 많이 했다. 대본이 있었음에도 현장 상황에 맞춰서 다시 연기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랬다. 리딩도 굉장히 많이 했다. 김태용 감독님이 젊은 배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어해서, 현장에서 바뀐 것들이 많았다. 즉흥 연기를 했던 것이 재미있었고, 현장에서 살아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양세종과의 호흡은 어땠나.
"두나는 일방적으로 감정을 내놓고 원준은 받아준다. 저는 최대한 던지려고 했고, 원준은 그때그때 받아줬다. 리허설 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제가 다른 템포로 연기하면 (양세종)오빠가 받아줬다. 그런 식으로 호흡했다."

-20대 마지막에 두나를 연기하게 됐다.
"나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나가 20대 초반 역할이다 보니 신경이 안 쓰이진 않더라. 어려 보이려고 말투도 연습을 해봤다가, '내가 나이에 신경을 쓰고 있네'라며 생각 안 하려고 했다. 근데 어쩔 수 없이 20대 초반 연기는 힘들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시기에 '이두나!'를 하게 된 건 타이밍도 좋고,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배우 수지. 사진=넷플릭스
-앞으로 또 도전하고픈 연기가 있나.
"안 해본 역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악역은 안 들어오나.
"안 들어왔던 것 같다. 악역, 매력적이다."

-미쓰에이는 수지에게 어떤 의미인가.
"두나에게드림스윗 같은. 7년을 함께했고, 청춘이 거기 다 있는 것 같다. 연예계 생활의 시작과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다."

-새로운 모습에 스스로 만족하나.
"만족하면서 촬영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즐겁게 찍었다. 만족도가 높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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