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AG 유도 2연패 이정민 "왼 무릎 한계…후배 육성하겠다"

유도 90㎏ 이하급 이정민, 항저우 장애인AG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

(항저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장애인아시안게임 유도에서 2연패를 했지만 표정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90㎏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정민(스포츠등급 J2·평택시청)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릎이 말썽이다.

"왼쪽 무릎을 세 번이나 수술했다"는 이정민은 "관절염이 생겼고 조금만 강하게 운동해도 물이 차면서 금방 부어오른다"고 덧붙였다.

선천적 망막층간분리증이 있는 이정민은 2014년까지 비장애인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5년 장애인 선수로 전향했다.

장애인 선수로 큰 대회마다 빠짐없이 메달을 땄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은메달, 2018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 동메달.

모두 부상 투혼 끝에 얻은 것들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때는 무릎 인대가 파열된 상태로 결승전을 치렀고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허리 디스크를 안고 출전했다.

이번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였다.

체급을 81㎏급에서 90㎏급으로 올린 이정민은 많이 먹으면서 운동량을 늘렸고, 아픈 무릎에 또다시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정민은 "오른쪽 무릎도 한 번 수술받았다"며 "양쪽 무릎이 모두 아프니 90㎏ 체급이지만 평소에도 그 이하로 체중을 유지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남 같이하면 남 이상 될 수 없다'를 되뇌며 고통을 참고 훈련했고 국제대회 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이정민은 왼쪽 무릎 관절염증 4기 판정을 받았다. 왼쪽 무릎 연골이 아예 없다.

강한 훈련을 소화하기에는 무릎이 한계를 넘었다. 이정민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게 선수로서 남은 한이지만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며 "앞으로는 국내 대회에 나서면서 후배들을 육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해 이정민은 "해피한 마무리"라고 말했다.

깊은 숨을 내쉰 이정민은 7∼8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숱한 부상 속에도 메달을 따온 자신을 향해 "수고했다. 잘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다"고 격려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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