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풍덩? 우리말 물리적 우수성 밝힌 고교생들 대통령상 받았다

윤현성 기자 2023. 10.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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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글 속 물리학 탐구한 고교생 전국과학전람회 대통령상
주파수 분석 통한 진동수 측정으로 퐁당-풍덩 소리 차이 규명
[서울=뉴시스]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전국의 초·중·고 학생과 교원·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제69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대통령상에는 학생부(물리부문)는 '브이아이피(V.I.P.)' 팀(충북과학고등학교 3학년 노수빈, 임준혁, 1학년 지민준 학생)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리·언어 천재였다? 퐁당-풍덩에서 발견한 우리말·우리글의 물리적 우수성에 대한 탐구' 작품이 선정됐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퐁당'과 '풍덩'은 비슷하지만 분명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러한 어감과 느낌의 차이가 발음할 때 나타나는 진동수라는 물리량에 연관돼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밝혀내며 우리말과 글에 담긴 물리적 우수성을 규명해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전국의 초·중·고 학생과 교원·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제69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전국과학전람회는 전 국민의 과학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활동을 장려하고 과학기술의 진흥과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기 위해 1949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국내 최고(最古)의 과학경진대회다. 올해 제69회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출품된 전체 2371점의 작품 가운데 299점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 작품에 대해서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협의회에서 창의·탐구성, 이론적 타당성, 실용성, 노력도를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대통령상(학생 및 교원·일반 각1점), 국무총리상(학생 및 교원·일반 각1점), 최우수상(7점) 등 총 297점에 대한 수상등급을 결정했다.

[서울=뉴시스]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전국의 초·중·고 학생과 교원·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제69회 전국과학전람회 심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교원·일반부(물리부문) 대통령상으로는 '루이 브라유' 팀(대전과학고등학교 윤석민, 권진영 교사)의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한 광학 실험 장치 개발 및 적용' 작품이 선정됐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대통령상에는 학생부(물리부문)는 '브이아이피(V.I.P.)' 팀(충북과학고등학교 3학년 노수빈, 임준혁, 1학년 지민준 학생)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리·언어 천재였다? 퐁당-풍덩에서 발견한 우리말·우리글의 물리적 우수성에 대한 탐구' 작품이 선정됐다. 교원·일반부(물리부문)에서는 '루이 브라유' 팀(대전과학고등학교 윤석민, 권진영 교사)의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한 광학 실험 장치 개발 및 적용' 작품이 뽑혔다.

브이아이피 팀 학생들은 국어학에서 '퐁당-풍덩'과 같은 작은말-큰말이 양성모음(ㅏ,ㅗ)과 음성모음(ㅓ, ㅜ)의 어감 차이로 대상의 느낌 차이를 표현한다고 명시돼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돌을 수조에 떨어뜨릴 때 만들어지는 공동의 크기와 유지 시간을 분석해 퐁당 소리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찾아내고, 주파수 분석을 통해 진동수를 측정했다. 이를 통해 '퐁당-풍덩'에서 발음의 포먼트(구강의 공명진동수)가 높은 양성모음(ㅏ,ㅗ)으로 진동수가 높은 퐁당 소리를 표현했음을 알아냈다.

이처럼 모음조화를 이용해서 같은 대상의 미묘한 느낌 차이를 표현한 작은말-큰말 체계는 발음 자체만으로도 대상의 차이를 표현한다는 면에서 언어의 기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브아이아피 팀은 연구결과 보고를 통해 이러한 체계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말 고유의 체계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모음 인지 지도(MVP)를 개발해 임의의 소리와 가장 가까운 모음이 무엇인지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 및 척도를 최초로 제시하고, 이를 이용한 자연소리 모음 인식 인공지능(AI)도 개발했다.

국무총리상에는 학생부(산업 및 에너지부문)에서 '에니악(ENIAC)' 팀(경기북과학고등학교 2학년 이한진, 노경민, 이명제 학생)의 '역기전력 검출을 통한 BLDC 모터의 센서리스 폐쇄 루프 제어' 작품이, 교원·일반부(지구 및 환경부문)에서는 '친환경적으로' 팀(강원 우산초등학교 최정윤, 문막초등학교 박가람, 거성초등학교 김진영 교사)의 '친환경 플로랄폼 개발' 작품이 각각 선정됐다.

이외에도, 최우수상 7점(과기정통부·교육부 등 부처장관상), 특상 78점, 우수상 100점, 장려상 108점이 선정됐다.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수상학생 및 지도교원에게는 해외 선진과학문화탐방의 기회도 제공된다.

전체 수상자 현황은 국립중앙과학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상식은 11월15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개최된다.

이석래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전국과학전람회가 과학의 생활화 대중화에 기여하는 국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본 대회참가 경험이 미래 과학인재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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