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CDMO 고비였지만, 삼바는 '영업익 1조시대' 앞뒀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미리 기자 2023. 10.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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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첫 분기 매출 1조원 돌파
경쟁사 매출 전망 하향vs삼바 두번 상향 조정
작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매출 순위 37위

올해 많은 CDMO(위탁개발생산) 회사들이 (실적 면에서) 고비를 겪었다. 후지필름, 론자 모두 실적이 좋지 않아 CEO(최고경영자)를 바꿨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려고 하는 등 상황을 잘 넘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존림 삼바 대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CPHI Worldwide 2023'(이하 CPHI)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1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40억원, 영업이익 318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211억원, 7637억원이다. 1~3공장이 완전 가동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4공장의 가동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매년 기록해온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 순위(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 발표 기준)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상 처음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작년, 해당 순위가 37위로 전년보다 13계단 상승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작년보다 20% 많은 3조6016억원이다. 공장 가동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차오르면서 수치를 두 차례나 상향 조정했는데, 전망치까지와 거리가 1조원도 안남았다. 최근 주요 CDMO 기업들이 기존에 발표했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확충(공장 건설) 기간이 제약사 평균의 절반인 2년 정도에 불과하고,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인 3개월로 단축하는 등 생산 속도가 빠르다"며 "이직률이 3%대로 인력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갖춘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4공장 가동률이 올해보다 내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5공장의 가동도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5공장(생산규모 18만ℓ) 가동 예정시기를 2025년 9월에서 같은 해 4월로 앞당겼다. 5공장 수주 논의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존림 대표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공장을 빨리 지으면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데 조기 생산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귀띔했다.

수주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공시된 신규 수주·증액 계약 가운데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계약만 총 8건이다. 올해 수주금액도 2조726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1조9000억원) 기록을 3분기 만에 41% 초과 달성했다. 특히 화이자, GSK, BMS 등 글로벌 상위 빅파마들과 체결한 계약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단 전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부터 존림 대표가 영업센터장을 겸직하면서 글로벌 영업을 진두지휘한 영향이 컸다.

존림 대표는 "글로벌 수요의 50%가 미국. 30%가 유럽 제약회사로 추정된다"며 "이 80% 규모 시장에서 상위 20개사가 차지하는 물량이 많은 구조"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이어 "현재 작은 바이오텍들이 자금 부족 등 어려움을 겪는데 우리는 이러한 빅파마들과 일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상 문제가 없다"며 "계약 규모가 크고 안전하단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 14곳을 중심으로 CDO(위탁개발) 등 협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사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더 용이하다"며 "현재 14개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빅파마들과의 CDO 계약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DO를 보다 키우기 위해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진스크립트 등 출신인 민호성 부사장도 CDO센터장으로 영입했다"고 덧붙였다.

론자 등 경쟁사들이 공장을 증설하면서 나오는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존림 대표는 "과잉 공급이 되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의깊게 보고 있다"며 "하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더 높은 것 같다. 제약사들이 확장하면서 계속 물량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여부에 대해서는 "CDMO, 바이오시밀러만 가지고는 매출 20조~30조원을 가기가 어렵다"며 "지금 매출이 3조6000억원 정도인데, 향후 20조원까지 확장을 해야 한다면 그 다음 단계로 (신약 개발을)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신약개발은 AI(인공지능)을 쓴다고 해도 성공률이 5%에 불과한 등 쉽지 않은 영역"이라면서 "미래를 위해서는 신약개발 쪽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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