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는 ‘생물’…동일선상’의 KT와 NC, LG는 어느 쪽을 보고 있을까

안승호 기자 2023. 10. 26.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염경엽 LG 감독이 정규시즌 우승 행사 도중 마이크를 들고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철 KT 감독과 강인권 NC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쥐고 있던 LG 구단 안팎에서 이미 얼마 전부터 오갔던 주제 하나. 한국시리즈 상대로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팀에 관한 물음이었다.

LG가 후반기 중반 이후로 정규시즌 우승을 굳혀가는 동안 팀 안팎에서 이런저런 ‘시뮬레이션’을 하는 시선이 적잖았다. 지난 8월까지만 하더라도 LG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KT였다. 지난 5월까지 바닥으로 처져있던 KT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승률 0.723(47승18패)을 기록했다. 동일 기간 LG의 승률은 0.593(35승1무24패). 한때 LG는 KT의 도약에 정규시즌 선두 사수를 놓고 심리적 위협을 받기도 했다.

9월로 접어들면서는 또 하나 신경 쓸 팀으로 NC가 떠올랐다. NC는 올해 LG와 상대 전적이 유일하게 앞선 팀. LG는 올해 KT에는 10승6패로 앞섰지만, NC에는 반대로 6승10패로 밀렸다. LG의 시선으로는 불편한 시나리오까지 하나 있었다. 지난 6월 전완부 부상으로 물밑에서 재활을 하던 좌완 구창모가 정규시즌 막판 돌아오면, NC는 리그 최강 선발 에릭 페디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 변수였다.

여러 각도에서 시선을 끈 두 팀에 대한 이미지는 정규시즌 막바지에는 상당 부분 희석되기도 했다. KT는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과 사이드암 고영표 그리고 리드오프 김민혁의 부상 등으로 최후의 몇 주가 보내기가 쉽지 않았고, NC 또한 기대했던 구창모가 복귀 뒤 또 한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이어진 몇 가지 악재로 동력이 떨어진 시간이었다. 염경엽 LG 감독 또한 두 팀의 페이스 변화를 예의주시했다.

가정과 상상을 끝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플레이오프 대진이 정규시즌 2위 KT와 이미 두 단계를 거친 NC로 좁혀지면서 두 팀 중 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는 것이 현실이 됐다. 플레이오프는 오는 30일부터 이어지고, 한국시리즈는 내달 7일 시작한다.

어느 팀이 더 까다로울 것이라는 물음에 아직 ‘정답’은 없다. 올해 가을야구는 특히 더 ‘생물’처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위 KT가 한국시리즈 직행 팀 못지않게 충분한 휴식 뒤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가운데 NC 또한 준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내며 플레이오프까지 다시 나흘의 시간을 번 것도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더구나 KT가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예비한 것처럼 NC는 그간 팔뚝 타박상으로 가을야구를 휴식 모드로 보낸 에이스 에릭 페디를 첫판 카드로 내게 됐다. 어쩌면 두 팀은 ‘동일선상’의 싸움을 벌이게 됐고, LG로서도 한 쪽을 더 크게 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두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단하기도 어렵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정규시즌과는 다른 느낌의 팀이 됐다. 두드러지게 강하던 상위 타순뿐 아니라 하위 타순에 힘이 붙으면서 흔히 말하는 가을 분위기를 탔다. KT는 잔부상이 있던 투수들이 건강을 회복하며 100% 가까이 충전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일단은 지난 정규시즌 폭발적인 도약하던 때와 가까운 페이스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밑에서 전문가들의 시선도 엇갈린다. 근본적으로 선발진 구성이 튼튼한 KT가 결국에는 LG에 가장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상대성’에서 NC가 오히려 불편할 것이라는 예상이 고르게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물음에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LG 관계자들이 내놓을 ‘답’은 사실 정해져있다. “우리가 우리 야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전력만 보자면, 가장 강한 팀은 역시 정규시즌 우승팀 LG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