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인디 열풍에 '실적 날개' 단 이곳 [컴퍼니+]
生生 스몰캡 | 실리콘투
K-뷰티 제품 해외 유통 플랫폼
국내 인디 브랜드 제품 직매입
역직구 및 홀세일 서비스 제공
해외 영업망 인프라 구축 탄탄
무인 로봇 도입해 물류 효율화
지분 투자에도 적극적 움직임
지금 화장품 업계는 한마디로 '인디 브랜드 전성시대'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화장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국내 중소 브랜드의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이런 인디 열풍 속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화장품 전문 유통업체 실리콘투(SILICON2)다. 올 상반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이 회사의 강점은 무엇일까.
K-팝(K-POP), K-푸드(K-FOOD) 등 한국의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K-Beauty)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전세계 26개국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72.4%가 'K-뷰티 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K-뷰티를 향한 호감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K-뷰티 산업의 활기에 관련 기업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뷰티 제품을 해외에 공급하는 화장품 전문 유통사 실리콘투(SILICON2)는 그중 하나다.
이 회사는 K-뷰티 브랜드 중에서도 인디 브랜드의 화장품을 다품종 소량으로 직매입해 자사 플랫폼(스타일코리안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다. 170여개국에 분포한 개별 소비자에겐 역직구 서비스를, 기업고객에겐 홀세일(Wholesaleㆍ법인영업) 비즈니스를 제공한다.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실리콘투는 필수적인 존재다. 화장품 유통에서 물류ㆍ결제까지 현지 바이어의 요구를 충족하는 종합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해외 유통 대행업체들의 이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대행업체가 올릴 수 있는 수익은 일정 수준의 유통대행수수료가 전부라서다. 하지만 실리콘투는 지난 2분기 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13.0%)을 기록했다. 해외 영업ㆍ유통에 필요한 인프라를 일찌감치 구축해놨기 때문이다. 실리콘투의 유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가 늘어날수록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일종의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얘기다.
회사 실적을 자세히 분석해보자. 2023년 2분기 실리콘투는 매출 782억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9.9%, 영업이익은 316%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실리콘투의 플랫폼에는 한국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300여곳이 입점해 있는데,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중저가 화장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실리콘투도 그 수혜를 입었다. 올 2분기 기준 실리콘투의 미국 지역 매출은 26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08.5%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실리콘투의 주요 매출처는 아이허브, 아마존, 스타일코리아US 등이 꼽힌다. 올 상반기 실리콘투는 '아마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리콘투에선 지난 3월부터 아마존풀필먼트(FBAㆍFulfillment by Amazon)를 통해 '조선미녀' '스킨1004' 등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리콘투의 매출이 늘어났다.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쇼핑 성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하반기 실리콘투의 매출은 상반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리콘투의 영업이익률을 제고하는 또다른 경쟁력이 있다. 바로 물류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국내 화장품 유통회사 중에선 최초로 물류용 무인 자율주행로봇(AGVㆍAutomated Guided Vehicle)을 도입해 고도화한 물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AGV는 상품을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물품 포장 및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게 가능하다. 실리콘투는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미국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폴란드에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물류센터를 보유한 지역의 상품 수출이 늘어날수록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상반기 네덜란드와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로, 6월부터는 유럽 지역의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리콘투가 코스메틱 기업으론 드물게 지분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리콘투는 화장품사 '픽톤'과 '원앤드'의 지분을 각각 32.52%, 24.0% 가지고 있다.
픽톤은 남미ㆍ동남아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토코보를, 원앤드는 동남아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 헤이미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입지가 단단해질수록 실리콘투의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영업ㆍ유통 인프라 구축,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물류효율화, 적극적인 지분투자 등을 감안한 실리콘투의 올해 실적은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으로 전망한다.[※참고: 이 기사는 하이투자증권의 공식적인 입장과 무관합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과장
langers79@naver.com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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