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 울리고 모처럼 웃은 ‘택진이형’… 엔씨, 야구는 잘하는데 게임 사업은 언제 반등?

김송이 기자 2023. 10. 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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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팀 NC다이노스가 6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SSG가 '왼손 영건' 오원석(22)을 내세워 반격을 노렸지만, NC의 PO행을 막진 못했다.

아쉽게 정규시즌 3위를 SSG에 내줬지만, 준PO에서 3회 연속 내리 SSG을 이기며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택진이형'이라 불리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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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6년 만에 PO 진출
본업인 게임 실적은 내리막길
MMORPG 포화로 ‘리니지’ 흔들

프로야구팀 NC다이노스가 6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NC는 지난 25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7대 6으로 꺾으면서 시리즈 3연승,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포함해 4연승을 이어갔다. 정용진 부회장의 SSG가 ‘왼손 영건’ 오원석(22)을 내세워 반격을 노렸지만, NC의 PO행을 막진 못했다.

김택진 NC다이노스 구단주가 25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지켜본 후 NC파크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게임회사가 투자한 야구단이 신세계, 두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야구단을 꺾고 승리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초반 단독 3위 굳히기에 나섰던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30)의 부상 악재로 4위로 시즌을 끝냈다. 아쉽게 정규시즌 3위를 SSG에 내줬지만, 준PO에서 3회 연속 내리 SSG을 이기며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택진이형’이라 불리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본업인 게임사업의 최근 성과가 신통치 못하기 때문이다. ‘리니지’ 시리즈가 부진한 데다 장기 흥행에 성공한 신작이 부재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최근 3년 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일각에선 “엔씨는 야구만 잘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건 지난 2021년부터다.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엔씨소프트는 2020년만 해도 사상 첫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날개를 단 듯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 1분기부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의 출시 연기, 해외 매출 부진, 인건비 상승 등이 한번에 겹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책임지던 리니지 시리즈의 위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내 MMORPG 시장 포화의 영향으로 올 2분기 리니지W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4% 감소한 1028억원을 기록했고, 리니지M 매출 역시 전년 동기 9% 하락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 시중에 많이 나오면서 기존 지식재산권(IP)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엔씨소프트 제공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 못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332억원,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8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실적 추정치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4712억원,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21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MMORPG 신작 쓰론앤리버티(TL)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5월 진행된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게이머 반응을 반영해 자동사냥, 자동이동 등을 삭제하는 등 TL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지난달 캐주얼 퍼즐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블레이드&소울 S’, ‘배틀 크러쉬’를 공개하는 등 장르 다양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퍼즈업, 배틀크럿 등 캐주얼 장르로의 다양한 시도·시행착오는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늘어난 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의 신작이 출시되지 않았고, 1인당 매출과 이익이 급속도로 줄었으며, 모바일 MMORPG의 PvP(대인전) 콘텐츠와 P2W(pay to win·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 유리한 구조) 비즈니스 모델에만 집중한 결과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내후년에나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개발중인 모바일 MMORPG ‘아이온2′ 출시까지 신작 공백이 존재하는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기존 모바일게임의 매출 반등과 예상을 상회하는 TL 흥행이 필요하다”면서 “TL의 흥행을 가정해도 기존 모바일게임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차기작의 출시 지연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본격적인 이익 회복은 2025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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