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징역 20년 확정…"살인 고의 없었다

대법원 "피해자 사망 가능성 인식했다 보기 어려워"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학교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가 학교 건물 옥상에서 밀어 숨지게 한 인하대생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6일 성폭력범죄특별법 위반(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준강간치사 유죄를 인정,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2022년 7월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강간살인이 아닌 준강간치사 유죄를 인정한)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거나 살인의 고의,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징역 20년을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상고 역시 기각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단과대 건물에서 만취한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가 건물 밖 8m 아래 바닥으로 거꾸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걱정해 피해자를 구하려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채 피해자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도주했다가 붙잡혔. 피해자는 A씨가 내려왔던 시간으로부터 수시간 뒤까지 살아있었으나 머리뼈와 왼갈비뼈 골절 등 다발성 손상으로 결국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며 강간살인혐의를 적용했으나 1심은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만취한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A씨의 고의 없이 사망 결과가 발생했음을 인정해 준강간치사죄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강간살인죄 유죄와 양형 부당을 이유로, A씨는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으나 항소심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쌍방이 상고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