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논란의 올바른 해법[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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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은 제대로 된 군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노비 신분에서 홀연히 일어나 정규군과 조직적 무장투쟁을 벌인 효웅스러운 독립군 지도자였다.
박남수 전 교장은 "정치권 진영 대결의 장이 된 역사이념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홍 장군, 두 번째 육사, 세 번째 국민"이라며 "홍 장군은 문재인 정권의 과도한 띄우기와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충분한 공감대 없이 흉상을 건립하면서 그의 가족 희생과 평생의 독립운동 헌신은 사라지고 공산주의자라는 딱지만 부각되는, 정치적 희생양이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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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은 제대로 된 군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노비 신분에서 홀연히 일어나 정규군과 조직적 무장투쟁을 벌인 효웅스러운 독립군 지도자였다. 항일투쟁 과정에서 부인과 장남의 희생, 소련 스탈린 정권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돼 1943년 카자흐스탄에서 쓸쓸히 순국한 가슴 저린 인생 역정은 우리 민족의 가슴을 울리고도 남을 만한 위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인생 후반기 독립군 괴멸이란 자유시 참변 한복판에 서고, 이후 러시아 볼셰비키 공산당에 입당해 광복군 주류와는 다른 길을 걸어간 비운의 독립운동가다. 그런 홍 장군이 순국 80년 만에 정치판 진영 대결 한가운데로 소환돼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은 안타깝다.
육사교장 출신 박남수·고성균 예비역 장성 등 취재를 종합하면 육사 교장들은 대체로 홍 장군 흉상 육사 설치를 ‘잘못 끼운 단추’로 간주했다. 박남수 전 교장은 “정치권 진영 대결의 장이 된 역사이념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홍 장군, 두 번째 육사, 세 번째 국민”이라며 “홍 장군은 문재인 정권의 과도한 띄우기와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충분한 공감대 없이 흉상을 건립하면서 그의 가족 희생과 평생의 독립운동 헌신은 사라지고 공산주의자라는 딱지만 부각되는, 정치적 희생양이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육사의 홍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첫째, 군사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군사 전략적 능력과 책임 완수라는 군인정신의 결정적 요소 면에서 홍 장군 흉상 육사 설치는 부적합하다. 둘째, 홍 장군은 청산리 포위망 탈출 후 만주와 연해주 국경선 상의 밀산에 독립군이 재집결했을 때 극동지역 볼셰비키들이 요구한 자유시로의 부대 이동에 찬동하는 과오를 범했다. 셋째, 자유시 입성은 한인 독립군을 러시아혁명의 전위대로 탈바꿈시켜 향후 극동지역 볼셰비키 혁명의 선봉에 서게 하려는 의도로, 결국 자유시 이동은 부하들을 사지로 내몬 결과로 이어졌다. 넷째, 러시아 공산당에 입당한 홍 장군이 염원한 ‘고려 독립’은 볼셰비키 공산주의 국가로의 독립으로, 대한민국 국가 이념과 일치하지 않는다. 다섯째, 육사에서 홍 장군을 기린다는 것은 사관생도 교육이라는 목적에서 무리다. 육사 교육 목표 중 하나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정예 장교 양성’이다. 육사 흉상 졸속 설치는 홍 장군과 육사, 국민에게 상처를 준,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하책이 되고 말았다. 홍 장군은 국방부 현관 앞 흉상, 잠수함 홍범도함 존치를 통해 독립영웅으로 기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홍 장군의 흉상과 충무관 내 그의 전시실 철거는 육사 제자리 찾기·국가 정체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박 전 교장은 “하지만 충무관 내 다른 5인의 독립전쟁영웅실을 폐쇄하고 국난극복실을 만드는 것은 전선을 확대해 국민의 피로감만 키울 뿐이며, 이념 전쟁을 확대하면 국가 안보 대비태세에 전념해야 할 육사와 군이 더 심한 내상을 입게 돼 국민 전체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은 ‘독립영웅 흉상·전시실 철거=친일 정권’ 프레임으로 정쟁 도구로 삼고 있다. 전선을 더 이상 확대하지 말고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 논란을 끝낼 솔로몬의 지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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