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추세는 확인했지만… 각종 리스크 산적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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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지난 3분기에 시장 예상치(0.4~0.5%)를 웃도는 0.6%(직전 분기 대비) 성장한 것을 두고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전년 대비 1.4% 달성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IT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 수출 부진을 완화하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미국 고금리가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제한 뒤 "산술적으로 보면 올해 4분기 0.7% 정도 성장(전 분기 대비)하면 1.4%의 성장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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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설비투자 2.7% 뒷걸음
수출 회복세 더디다는 분석
중동 전쟁·美고금리 불확실성↑
한국 경제가 지난 3분기에 시장 예상치(0.4~0.5%)를 웃도는 0.6%(직전 분기 대비) 성장한 것을 두고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전년 대비 1.4% 달성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람대로 수출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잃어버린 30년’을 지나온 일본(2% 전망)을 밑도는 셈이어서 잠재 성장률을 높여 ‘저성장의 늪’을 조기에 벗어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경제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 연간 1.4% 전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출 중심으로 경제 전반에 회복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부문별 성장 기여도의 경우 설비투자(-0.2%포인트)를 제외한 민간 소비(0.2%포인트)와 건설투자(0.3%포인트), 순수출(0.4%포인트) 등이 고루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출 간판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이달 들어 16개월 만에 반등하고 있는 점도 경기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기재부는 보고 있다.
반면 학계는 올해 1.4% 달성이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대규모 재정 지출이 동반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수출이 정말 잘돼 올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2.4%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감률이 전 분기 대비 -2.7%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내수 진작이 약하고 수출 회복세도 더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정보기술(IT) 경기 등을 보면 연간 성장률 1.4% 전망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IT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 수출 부진을 완화하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미국 고금리가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제한 뒤 “산술적으로 보면 올해 4분기 0.7% 정도 성장(전 분기 대비)하면 1.4%의 성장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경제계는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목표를 달성해도 연간 1%대 성장률은 외환위기 등과 같은 대외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는 전례 없는 성적표라는 얘기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4분기에는 이스라엘 사태와 국제유가 및 물가 급등, 민간의 과도한 부채와 고금리 장기화,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4분기 경기둔화 가능성 등 도전 요소가 산적해 있다”면서 “내년 1.7%로 예상되는 잠재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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