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희미한 빛처럼 세상에 흔적 남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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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들이 아무리 작더라도 가로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미한 빛처럼,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는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3 DMZ 평화문학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팔레스타인의 소설가 아다니아 쉬블리(49·사진)는 25일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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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문학축전’참가 방한
“단어들이 아무리 작더라도 가로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미한 빛처럼,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는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3 DMZ 평화문학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팔레스타인의 소설가 아다니아 쉬블리(49·사진)는 25일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또 한 번 충돌했던 지난 2014년, 이스라엘군이 주거 건물을 폭격하기 전에 거는 전화를 받았다는 일화를 전한 쉬블리는 “온몸이 얼어붙었다”고 회고하며 “나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고는 패배감이 밀려왔다. 무감각하게 세상의 파괴를 마주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해 12월 베를린의 집에 머물 때 새벽 어둠 속에서 깨어나 벽면에 드리운 거대한 정육면체 그림자를 마주했다. 거리 가로등에서 흘러나온 희미한 빛이 유리창 주변에 놓였던 책더미를 비춰 벽면에 거대한 그림자를 만든 것이었다”면서 “그 희미한 빛이 그 방에 몰래 조용히 그 흔적을 남긴 까닭은 내게 글쓰기를 다시 배우라는 교훈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최근 쉬블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리베라투르상’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에 의해 취소되는 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수상이 예정됐던 그의 작품은 국내에도 출간된 장편소설 ‘사소한 일’로,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강간 살해된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소한 일’은 2020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상 후보와 2021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예비후보에도 올랐는데, 유럽 일부에서 이 작품이 반유대주의 정서를 표출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수상이 취소된 일에 대해 그는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며 “저는 계속 글을 쓸 뿐”이라고 짧게 밝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때론 침묵 속에서 글을 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1974년 팔레스타인 갈릴리에서 태어난 쉬블리는 영국 이스트런던대에서 미디어·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6년부터 소설과 희곡 등을 썼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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