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SM 시세조종’ 카카오 경영진·법인 檢송치… “자본시장 해치는 중대범죄”

김범수 창업자 구속영장 신청은 ‘저울질'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 경영진을 검찰에 송치했다.

26일 금감원 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 강호중 카카오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특사경이 조사에 돌입한 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들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 억원을 투입,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배 대표 등의 범행이 내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식적 의사 결정 절차로 진행되었고, 법인은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특사경은 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 행위를 하면 법인에도 형사 책임을 묻는 조항이다.

앞서 금감원이 이 규정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렸는데,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카카오 측의 시세조종으로)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여 손해를 끼쳤다”며 “인수경쟁에서 ‘불법과 반칙’이 승리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금융 전문가 그룹, 법률 전문가 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도 했다.

특사경은 이번 5명을 ‘우선 송치’한 것이라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송치를 예고했다. 따라서 지난 24일 소환 조사를 받은 김범수 창업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 추가 사건 처리 수위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하여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