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서 전광판PD로…‘팔방미인 온유씨’

정세영 기자 2023. 10.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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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의 홈구장 창원NC파크의 전광판 운영 PD인 천온유(28) 씨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창원NC파크 전광판 운영실에서 만난 천 씨는 "당시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고, 잃을 게 없으니 한번 응시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뽑혔다"고 말했다.

현재 천 씨는 치어리더의 꿈은 내려놓았지만, 창원NC파크의 구성원이 됐다는 자부심에 하루하루가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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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창원NC파크 전광판 운영 PD 천온유
두산 치어리더로 야구 인연
올부터 창원서 이벤트 업무
영상 촬영에 선수 인터뷰도
“팬 관점서 운영, 칭찬받아”
NC의 홈구장 전광판 PD인 천온유 씨가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전광판 일정표를 확인하며 활짝 웃고 있다.

창원=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프로야구 NC의 홈구장 창원NC파크의 전광판 운영 PD인 천온유(28) 씨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천 씨는 두산 야구단 치어리더 출신이다.

창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 씨는 어릴 적부터 타고난 ‘끼’ 때문에 대중 앞에 서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마산여고 시절엔 학교 댄스팀에서 활동했다. 천 씨의 인생이 바뀐 것은 2016년. 당시 NC 열성 팬인 언니와 야구장을 찾았다가 무대 단상에서 열정적인 동작으로 관중 응원을 유도하는 치어리더에 흥미가 생겼고, 2017년 창원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천 씨는 당시 치어리더 모집 공고를 낸 두산으로 달려갔다. 키 170㎝의 늘씬한 외모와 열정적인 춤 솜씨를 갖춘 천 씨는 오디션에 합격했다.

창원NC파크 전광판 운영실에서 만난 천 씨는 “당시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고, 잃을 게 없으니 한번 응시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뽑혔다”고 말했다. 이후 천 씨는 각종 스포츠와 ‘연애’를 했다. 야구 시즌인 여름엔 두산 치어리더로, 겨울엔 여자농구 우리은행과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에서 관중들의 흥을 돋웠다.

천 씨는 올해 초 다시 창원으로 내려왔고, 지금은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안양 한라 시절 전광판과 이벤트 업무도 함께 담당했는데 당시 카메라 세팅, 화이트밸런스 맞추기 등을 척척해 낸 천 씨의 능력을 눈여겨본 한 관계자가 NC에 추천했다. 현재 천 씨는 치어리더의 꿈은 내려놓았지만, 창원NC파크의 구성원이 됐다는 자부심에 하루하루가 신난다. 천 씨는 관중석에서 현장 치어리더를 경험해 야구장 분위기에 익숙하고 표현과 전달력이 뛰어나기에 전광판과 궁합이 잘 맞는다. 천 씨는 “대중을 이끄는 것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는데, 팬 관점에서 전광판을 운영한다는 칭찬이 나오니 기쁘다”고 말했다.

천 씨의 별명은 ‘팔방미인 온유씨’다. 천 씨는 전광판 업무뿐 아니라, 이벤트 영상 촬영과 선수 인터뷰 등도 담당한다. 인터뷰 촬영 땐 10㎏이 넘는 카메라 장비도 번쩍 들어 올린다. 천 씨는 경기가 시작되면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선수들의 각종 기록이 발생하면 바로 전광판에 띄워야 하기 때문. 경기 전에도 마찬가지. 선수들 연습 때 타구 거리 등 각종 트래킹 데이터를 전광판에 띄운다.

천 씨는 가을 야구와도 인연이 깊다. 두산 치어리더로 활약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은 빠짐없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이제 고향 팀의 일원이 됐는데, NC는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이겼다. 천 씨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이겼을 때, 묘한 감정이 들었다”면서 “벌써 NC가 포스트시즌에서 4승을 챙겼다. 이 기세로 우리 NC가 올가을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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