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소비 늘며 韓 3분기 GDP 0.6% 성장... 한은 “예상치 부합”
4분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불확실성 증대
4분기 GDP 전기 대비 0.7% 성장 시 올해 전망치 1.4% 부합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경제가 2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수출과 민간 소비가 늘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은행은 당초 예상한 성장 경로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우려 등이 불거지면서 4분기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8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1.4%) 달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출·수입 늘어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올해 1분기(0.3%)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분기(0.6%), 3분기(0.6%)까지 세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성장률을 지출 부문별로 나눠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증가했다. 우선 민간 소비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성장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중심으로 2.2% 늘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건자재 수급이 나아졌고, 정부의 토목 건설 지출도 있었다”면서도 “조사국 전망으로는 향후 착공 실적이 좋지 않아 건설투자가 계속 플러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의 부진으로 2.7% 감소했다. 신 국장은 “올해 반도체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컸다”면서도 “내년에는 증설 계획 등이 잡혀있어 반도체 등 IT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증가해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늘었다. 전체적으로 수출, 수입이 당초 예상한 수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2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순수출(수출-수입)로 0.4%p 기여했다. 이어 건설투자(0.3%p), 민간소비(0.2%p)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0.2%p 부진해 성장률을 상쇄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축산업을 중심으로 1.0%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1.3% 불었다. 건설업 역시 2.4% 늘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1.5%)이 줄었지만, 문화·기타 서비스(2.5%)가 늘면서 0.2% 성장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4% 뒷걸음쳤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이 개선돼 2분기보다 2.5% 늘어 증가율이 실질 GDP(0.6%)를 웃돌았다.
◇3분기 실질 GDP 예상치 부합...4분기 불확실성 짙어졌다
3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6% 성장했지만,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1.4% 달성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앞서 2분기 실질 GDP 발표 당시 3분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각각 0.7% 정도 성장해야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인 1.4% 부합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0.6%)이 예상치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이유는 소수점 두 자릿수에서 반올림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이 공식을 적용하면, 0.55~0.64 구간이 0.6이 된다. 즉 4분기 GDP 성장률이 0.6%가 나오더라도 어떤 구간인지에 따라 예상치 부합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신 국장은 “당시 0.6%가 두 번 나오면 1.4%가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며 “0.7%가 두 번 나오면 1.4%가 확실히 된다는 뜻이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대(對) 중국 수출 회복 지연 등 여러 변수가 얽힌 점은 불확실성 증대 요소로 꼽았다. 신 국장은 “우리 경제의 1.4% 성장 여부에서 핵심은 반도체 등 IT 경기가 언제 회복하는지, 중국 수출이 어떻게 될지 등”이라며 “반도체 등 IT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고금리가 우리나라 금융·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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