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소비가 성장 견인...고금리 장기화 변수 [3분기 GDP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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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정부소리, 건설투자 등도 개선됐다.
하지만 3분기 0.6%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 순수출과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을 밀어올릴 수준의 증가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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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IT경기·대중국 수출 회복 전망
전쟁으로 불확실성 더해 年1%대 달성 관건
4분기 설비투자 부진...기업 투자 미룰듯
우리나라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정부소리, 건설투자 등도 개선됐다.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다.
3분기까지의 성장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 전망 경로에 부합한다. 다만 문제는 4분기다. 금리와 물가, 환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중동지역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수출 등 실물지표가 일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외 변수가 쌓여 있는 만큼 앞으로의 예상 경로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간소비·수출 모두 플러스로 전환= 한은이 26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 계절조정)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분기 0.3%, 2분기 0.6%에 이은 3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3분기 수출과 수입, 민간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민간소비는 9월 들어 카드 국내 승인액이 1년 전보다 5.7% 늘어 전월(2.9%)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에 민간소비 기여도는 지난 분기 -0.1%포인트에서 이번 분기에는 0.2%포인트로 0.3%포인트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3.5%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수입(+6.3%포인트)이 수출(+4.4%포인트)보다 더 크게 늘어 GDP에 대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민간소비 전망에 대해 “소비 여건을 보면 카드 사용액은 여전히 플러스고,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 영향을 줄 것 같다. 민간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했다.
상반기 기준 우리 경제는 0.9% 성장했는데, 한은이 전망한 1.4%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우리 경제는 1.7%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3분기 0.6%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 순수출과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신 국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에 반도체·IT 경기 회복과 대중국 수출이 핵심이었고 회복이 전망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산술적으로 말씀드리면 4분기 0.7%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은 1.4%가 된다”고 말했다.
▶“수출 개선되고 있지만...불활실성 많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저하고’를 달성하려면 수출이 더 크게 늘어나고 소비가 이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고금리 수준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국제유가마저 얼마나 뛸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을 밀어올릴 수준의 증가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간소비 또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쪽은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가 계속 어려운 상태”라며 “연 1.4% 성장은 달성하기 힘들 것 같다. 그보다 조금 낮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설비투자도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4분기 소비와 설비투자는 상당히 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며 “기업들의 심리가 너무 많이 위축됐다. 중동 사태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져 어떤 방향이 보이기 전까지는 투자를 미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수출이 개선되긴 했지만 GDP 증가율을 올릴 정도로 큰 폭의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며 “수출 개선세가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불명확해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 상승에는 어려움이 있다. 정부 전망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오는 11월 30일 한은 금통위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나설지 관심이 몰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올해 전망은 1.4%에서 좀 내려갈지 봐야하고, 내년 성장률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2월)의 1.6%에서 1.4%로 낮춰 잡은 바 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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