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년 투자, 올해보다 증가…선단 공정 전환 집중"(종합)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합병 동의하지 않고 있어…투자자산 가치 영향 고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 등에 발맞춰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제품에 투자를 늘리고, 차세대 제품 중심의 공정 전환에 집중한다.
다만 여전히 재고 수준이 높은 낸드의 경우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증가분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투자 규모는 19조원으로, 올해는 작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제한된 투자 범위 내에서 제품 우선순위에 따라 캐펙스를 조정해 집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생산능력(캐파) 증설보다는 공정 전환에 집중하고, 캐펙스 효율성에 기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램의 경우 내년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 HBM3 등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선단 공정 전환에 힘쓸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말까지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투자 증가와 가동률 회복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전체적으로 감산 전 2022년 4분기 캐파 수준으로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램보다 낸드의 재고 수준이 높은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저수익 제품을 중심으로 낸드 판매를 축소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낸드 출하량(솔리다임 합산 기준)이 10%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는 적층수 증가로 인한 투자비 부담으로 원가 절감 속도가 둔화했다"며 "원가 절감 제약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향상하기 위해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적절한 자원 배분을 통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해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 산업의 전체 생산 증가율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내년에 플러스로 전환되겠지만,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고사양 제품 위주로 수요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고객사 재고는 레거시(범용) 중심으로 형성돼 재고 소진 속도는 다소 더디게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3분기 말 재고 수준은 2분기 대비 의미 있는 수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감산 효과 역시 분명하게 나타나는 만큼 연말에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들어 DDR4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특히 D램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봤다.
AI 시장 확대로 주목받는 HBM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AI 서버 비중은 전체 서버의 약 10% 수준으로 본다"며 "향후 AI 서버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HBM의 경우 향후 5년간 연평균 60∼8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캐파가 '솔드아웃'됐다"며 "고객의 추가 수요 문의도 들어오고 있어 수요 기반 관점에서 보면 확실한 가시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나 시장 관계자들에게 듣는 얘기에 따르면 우리의 HBM3 캐파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내년뿐 아니라 2025년까지 확대해 대부분 고객사 파트너들과 기술 협업 및 캐파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생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경영 통합 추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두 회사 통합에는 최대주주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약 4조원을 컨소시엄에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이번 딜(거래)로 인해 당사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투자자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유는 기밀 유지 계약 때문에 언급할 수 없지만, 주주는 물론이고 키옥시아를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중국 공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향후 활용 가능한 기술, 대응 가능한 제품 믹스와 고객 수요 등을 감안해 중국 공장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 ric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코미디언 김병만 가정폭력으로 송치…검찰 "수사 막바지" | 연합뉴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사망…"친구가 자택서 발견"(종합) | 연합뉴스
- [영상] "너무아프다" "드럽게 못난 형"…배우 송재림 비보에 SNS '먹먹' | 연합뉴스
- 3번째 음주운전 '장군의 아들' 배우 박상민 징역형 집행유예 | 연합뉴스
- [인터뷰] "중년 여성도 젤 사러 와…내몸 긍정하는 이 많아지길"(종합) | 연합뉴스
- 멜라니아 "트럼프 사귈때 '골드디거' 뒷말…나도 잘나간 모델" | 연합뉴스
- 차에 치인 고양이 구조 요청하자 현장서 죽인 구청 용역업체 | 연합뉴스
- 8년 복역 출소 5개월만에 또…성폭행 40대 이번엔 징역 15년 | 연합뉴스
- '선우은숙 친언니 강제추행 혐의' 유영재 첫 재판서 "혐의 부인" | 연합뉴스
- 고교 화장실 불법촬영 10대 징역 6년…교사노조 "엄중 판결"(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