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6명 살해한 총기난사범 체포 안돼···미 경찰 “집 밖 나가지 말라” 명령 확대

이윤정 기자 2023. 10.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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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볼링장 등서 범행
용의자,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
미국 메인주 총기난사범

미국 동부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25일(현지시간) 밤 총기 난사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총기를 들고 있는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경찰 당국은 도로와 공공시설을 폐쇄하고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루이스턴에서 약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보든으로 확대됐다. 북동부 지역의 주요 식료품 체인점은 메인주 내의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볼링장과 레스토랑 두군데서 벌어졌다. 여러 외신들은 총기 난사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복수의 경찰이 “최소 16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CNN이 제보 받은 영상에는 루이스턴의 볼링장에서 놀란 사람들이 뛰쳐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루이스턴은 메인주 제2의 도시로 인구는 약 3만6000명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브랜든은 “약 10발의 총성을 들었는데, 첫번째 총성은 풍선이 터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면서 “그것이 풍선이 아니라 누군가가 들고 있던 무기에서 난 소리라는 것을 알게되자 그냥 도망쳤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아렐은 “사건을 목격한 어린 딸이 크게 공포에 질려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무서운 세상이야’라며 울고있다”고 CNN에 말했다.

용의자는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현지 경찰은 로버트 카드(40)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갈색 셔츠 차림에 소총을 든 백인 남성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메인주 사법당국은 용의자가 정식 공인을 받은 총기 교관이자 미 육군 예비군의 일원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AP통신은 자체적으로 경찰 내부 정보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이 미 육군 예비군 훈련 시설에서 총기 교관으로 훈련을 받았으며, 올 여름 2주 동안 정신건강 시설에 수용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카드의 치료나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CNN은 카드가 최근 메인주 사코에 있는 방위군 시설에 총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으며, 환청을 듣는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이 용의자로 특정한 로버트 카드. 경찰 당국 제공

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수색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루이스턴 주민들에게 출입문을 잠그고 집에서 머물 것을 당부했다. 경찰 당국은 “현재 100명 이상의 경찰 인력이 용의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체포될 때까지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또 필요할 경우 언제든 쉽게 도망갈 수 있도록 차량 가까이에 있으라고 전했다.

경찰은 가게들 역시 영업을 중단하고 문단속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미 북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식료품 체인점 중 하나인 하나포드 마켓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메인주 내의 모든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외신 영상과 사진으로 보이는 루이스턴과 인근 지역은 인적이 끊겨 유령도시 같은 상황이다.

이 지역 병원 센트럴메인메디컬센터는 총기난사로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밀려드는 환자들을 받기 위해 지역 병원들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이번 사건은 텍사스주 엘패소 월마트에서 23명이 사망했던 2019년 8월 이후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한 이같은 사망자 수는 메인주 연간 살인사건 희생자 수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NBC 방송은 전했다.

주 당국에 따르면 인구 140만명의 메인주 내 살인사건에 따른 사망자 수는 작년 29명, 2020년엔 20명이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사건의 전개 상황이 대통령에게 계속 전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닛 밀스 메인 주지사와 통화하고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수사를 위해 메인주 치안 당국과 협조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고 수상한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치안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격 사건 관련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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