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IT경기·수출 부진 완화됐으나…중동사태·고금리에 불확실성 커"[일문일답]
올해 3분기 전기비 0.6%, 전년비 1.4% 성장
"4분기 전기비 0.7% 성장하면 연간 1.4% 달성 가능"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비 0.6% 성장하며 세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에서 수입을 뺸 ‘순수출’이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일시 주춤했던 내수가 회복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연간 성장률 달성 여부는 불확실하단 평가다. 신 국장은 “IT 경기나 수출 부진이 완화돼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우리 나라의 금융이나 실물 외환 쪽에 어떤 영향 미칠 것인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은 전기 대비, 전년 대비 각각 0.9%, 1.4%를 기록했다. 올 1분기(0.3%)와 2분기(0.6%)에 이은 플러스 성장 기조가 세 분기 연속 이어진 것이다.
한은은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시장에서 봤던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3분기 수출은 전기대비 3.5% 증가, 전분기 역성장(-0.9%)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다. 수입 역시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6% 증가, 1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내수 측면에선 민간소비가 예상대로 반등했고, 건설투자는 잘 나온 반면 설비투자는 부진했다고 판단했다. 3분기 민간소비는 0.3% 늘어 2분기(-0.1%) 부진에서 벗어났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2%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7% 감소했다.
한은은 4분기에도 수출이 좋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으로 수입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석 달 연속 플러스긴하지만 올해 성장률 1.4% 충족시키기엔 부족할 것같다.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 성장률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가.
△(신승철 국장) 우리 경제 연간 성장률이 1.4% 될 것인지 논쟁에서 가장 관심있게 봤던 부분이 반도체 등 IT 경기 회복 시점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어떨 것인가도 핵심이다. 최근 IT 경기, 반도체가 조금씩 살아나는 부분이 있어 수출 부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되는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직전에 열렸던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도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우리 나라의 금융이나 실물 외환 쪽에 어떤 영향 미칠 것인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IT 경기나 수출 부진이 완화돼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산술적 4분기 전기대비 0.7% 정도 성장을 하면 연간 성장률 1.4% 정도가 나온다. 지난 2분기 GDP 발표 당시 3분기와 4분기 연속 0.7% 성장을 하면 연간 1.4% 성장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는데, 두 분기 연속 0.6%가 나올 경우 계산할 때 반올림을 하기에 연간 1.4%가 안 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래서 확실한 숫자를 말한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언급했던 것이다. 4분기 성장률이 0.7% 정도면 반올림해서 연간 성장률이 1.4%가 확실히 나온다.
-전년비 1.4% 성장을 했다. 지난 두 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올랐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신승철 국장) 3분기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1.4%라고 하면, 작년 4분기부터 1년간 전기대비 성장률을 누적한 것이다. 직전 1년간 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왔는지, 어떤 경제 활동 성과가 있었는지의 으미가 있다.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1분기부터 3분기 플러스 성장한 것이 누적돼 전년동기비 1.4% 성장했단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4분기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기비 플러스 성장을 했고, 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한다면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상당히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4분기 GDP가 안 좋았기에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3분기 예상했던 경로와 실제 숫자가 차이가 있는가.
△(신승철 국장) 2분기 잠점 숫자를 발표할 때 3분기에 어떻 것 같다고 언급하긴 했다. 일단은 전체적으론 수출과 수입이 일반적인 시장에서 봤던 것보다 증가율이 높게 나왔다. 건설투자 같은 경우 최근 건설경기가 돌아가는 것에 비해 숫자가 상대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설비투자는 의외로 반도체 제조장비가 3분기와 10월 수입에서 투자되는 부분이 많이 줄어 적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민간소비 경우 일시적인 효과가 해소되면서 플러스 전환됐는데 예상에 부합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를 보면 3분기 동안 수출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GDP에선 전분기 대비는 물론 전년대비로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어떤 차이인가.
△(신승철 국장)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통관 기준은 재화만 포함한다. 명목 기준인 것. GDP 수출은 재화와 서비스를 다 포함한 숫자다. 전기대비로 발표하기에 계절조정한 숫자이자 가격요인이 제외된 숫자다. 명목 통관 기준으로 보면 증가율이 마이너스지만 마이너스 폭이 줄어드는 추세고, 10월엔 20일까지 플러스 전환했다. 실질 GDP에서 실질 수출은 전기대비론 2분기부터 플러스 전환돼 나타나고 있다. 명목이냐, 실질이냐, 계졸조정계열이냐, 재화냐, 서비스 포함이냐 그런 차이가 있다.
-3분기 수출 숫자가 많이 좋아졌다. 제조업 생산도 좋아져야 하는데 그 부분은 뚜렷한 반등은 아닌 것 같다.
△(신승철 국장) 생산지출 사이드에서 재화 수출과 제조업 생산은 같이 간다. 반도체 같은 경우 내수로 쓰이는 것보다 재고로 쌓이거나 대부분 수출된다. 반도체 수출이 잘 됐다하면, 반도체 생산이 같이 간다. 반도체 생산과 재화 수출, 특히 반도체 쪽을 보면 전기대비론 2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숫자나 경상수지에서 얘기하는 부분은 명목 숫자기에 가격요인이 반영돼 있어 GDP에서 발표하는 실질 기준, 전기대비 기준은 차이가 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설비투자 경우 개인적으로 증설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동행한다기 보단 설비투자하는게 선행하지 않나 생각한다. 반도체 경기가 좋을 때 설비투자를 증설하기보다 반도체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증설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반도체 제조업체 동향을 보면 저가 사양보다 고가 사양으로 시장 수요가 옮겨가고 있고 거기에 맞춰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가 증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증설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고, 그에 따라 제조업 장비가 들어오고 완공이 돼 생산이 실제로 되면 차후에 반도체 생산과 제조업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같은 경우 2분기 2% 넘게 전분기 증가했는데 3분기 1%대 초반으로 내려가 수출 흐름이랑 안 맞는 것 같다.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 제조업 생산이 수출과 상관 관계가 높다. 민간소비 중 재화부분도 하나의 제조업 생산 수요처다. 재고 증감에서, 수출에서 민간소비로 되는 부분도 있다. 그 차이가 항상 전기비로 약간의 변동성 갖고 움직인다. 정확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신승철 국장) 제조업 생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분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다르기에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 생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에 그 영향이 있는 것 같다.
-4분기 순수출 성장기여도 어떻게 전망하나. 이스라엘 하마스 사태도 있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수입물가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신승철 국장)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보다 높은 상황에서 격차가 크면 순수출 기여도가 높게 나오고, 격차가 줄면 적게 나온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보다 높으면 반대로 마이너스로 나오는 성격이 있다. 2분기보다 3분기가 순수출기여도가 줄어든 것은 수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 격차가 줄어서 발생했다. 4분기는 플러스 지속할 것인가. 굉장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출 같은 경우 반도체 IT 경기 개선세가 보이면서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 보이고, 이달 2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도 플러스 전환됐다. 수출 쪽은 그 흐름이 당초 전망대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불확실하게 보는 것 중에 하나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고, 동절기 날씨 영향으로 원유 수입이 갑자기 늘어나면 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수입 쪽은 지정학적 리스크, 원유값 움직임에 따라 원유라든지 수입 수요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불확실한 것이 많기에 수입 쪽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분기 순수출 기여도 플러스 지속될 것인지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 등이 2분기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2분기 마이너스였기에 기저효과가 있는 것인가.
△(신승철 국장) 기저효과는 일시적인 요인, 특이 요인이 있었는데 그게 정상화 됐을 때를 말한다. 민간소비는 2분기 -0.1%가 나왔던 것은 날씨 요인이 작용했었다. 2분기 설명회 당시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면 3분기 플러스가 나올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민간소비는 이같은 기저효과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나머지 부분들은 딱히 기저효과 때문에 3분기에 플러스 전환했다고 하기 어렵다. 설비투자나 이런 부분은 분기마다 운송장비나 기계류 쪽에 영향을 받는다.
-3분기 지출 부문에서 건설투자가 다른 지표에 비해 크게 반등했다. 주택매매가 늘고 부동산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있는가.
△(신승철 국장) 최근 부동산 쪽에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 나타나고 있다. 이게 3분기 건설투자가 플러스로 나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3분기 건설투자가 높게 나왔던 것은 그동안 건자재 수급상황에 문제가 있어서 기성이 잘 안됐던 부분이 영향을 준 것이다. 정부쪽 토목건설 지출이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 3분기 건설투자가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고 해서 건설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조사국 전망을 보면, 그동안 착공이 되는 실적이 안 좋게 나와 앞으로 건설투자가 플러스 성장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3분기 설비투자가 감소했다. 원인이 무엇인가.
△(신승철 국장)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의 경우 늘었는데, 기계류 쪽서 반도체 장비가 좀 줄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감소한 것은 올해 증설 같은 부분이 마무리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통관 기준으로 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마이너스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계획됐던 증설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것 같다. 내년은 반도체 제조 증설 계획이 잡혀 있어 조사국 전망으론 반도체 IT 쪽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3분기 민간소비가 개선되긴 했지만 고금리 때문에 소비자심리는 좋지 않다. 4분기 민간소비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신승철 국장) 민간소비는 전분기 마이너스에서 이번 분기 소폭 플러스 전환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재화 같은 경우 마이너스고 서비스가 플러스되면서 플러스 전환한 상태다. 소비심리 자체가 7~8월 기준선 100을 넘었다가 9월부터 100을 하회해 안 좋은데 물가 부담 등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소비 여건들을 보면 카드사용액은 플러스를 보이고,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물가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줄 것 같다.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겠으나 회복 속도 완만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다.
-정부소비가 사회보장현물수혜 중심으로 증가했다. 어떤 의미인가.
△(신승철 국장) 정부소비를 보면 실제로 돈이 나가는 정부의 물건비성 지출이 있고, 건강보험급여에 따라 자동적으로 나가는 부분이 있다. 사회보장현물수혜는 무상으로 제공되는 교육이나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국민이 부담하지 않는, 정부가 부담하는 부분을 말한다. 3분기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전 분기보다 늘어 건강보험에서 자동으로 지출되는 부분 늘었다.
-국내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다른 항목이 다 증가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만 감소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관교 팀장) 전기업은 전력 판매량 자체가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 전기생산은 발전 효율이 중요한데 3분기 들어 악화된 측면이 있었다.
-발전 효율이 줄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신승철 국장) 생산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가격 움직임에 따른 요인이 아니라 더 저렴한 단가의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전력 생산이 이뤄지면 효율이 좋다고 표현한다. 구체적으로 원자력발전 사용을 많이 해서 전력사용이 늘었다고하면 실질 부가가치가 전기효율 늘어나는 쪽으로 작용한다. 반면 화력발전을 사용해 전력생산을 많이하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쪽으로 작용한다. 어느 쪽에서 전력 생산 많이 할 것인가는 정부 방침도 있는데, 전력거래소에서 결정된다. 그때그때 변동하는 부분이 있다.
-성장 변수로 중국 부동산경기와 동절기 계절적 요인의 영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신승철 국장) 아직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 11월 조사국의 경제전망 발표 때 그런 변수들까지 고려할 것으로 본다. 4분기는 동절기라 난방용 원유 수요가 있기에 그런 영향이 없진 않을 것 같다. 중국 부동산경기의 경우 중국 성장이 대중수출과 관련됐기에 고려해야할 중요 변수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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