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시비에 일본도로 이웃 살해한 70대 무술인에 징역 25년

“살인은 대체불가 생명 침해…어떤 경우에도 용납 안 돼”
전자발찌 10년 부착도 명령…우발적 살인 주장도 배척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주차 시비로 진검(일본도)을 휘둘러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70대 무술인 A씨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또 범행에 사용된 진검 몰수와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강현구 부장판사)는 26일 열린 A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살인은 생명이라는 대체불가의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생명이 침해된 후에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차문제로 갈등을 겪다 진검으로 피해자의 신체를 수차례 찌르고 손목을 절단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횟수와 정도가 잔혹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다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전과가 없는 점, 고령인 점은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주차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며 계획 살인을 부인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당일 새벽 5시께 피해자의 화물차가 자신의 빌라 벽면에 주차돼 있는 것을 확인한 직후 CCTV 전원을 끈 점 △자신의 화물차를 공동 현관 앞으로 이동시킨 점 △평소 안방 옷장 옆에 보관하던 검을 당일 아침 갑자기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는 가족의 진술 등을 근거로 검찰이 범죄사실로 기재한 계획 살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에게 한마디하게 해 달라는 A씨의 요청도 거부했다.

A씨는 지난 6월 22일 오전7시께 경기 광주시 행정타운로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이웃 B씨(55)와 주차 문제로 다투다가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휘두른 진검에 양 손목이 절단되고 신체 여러 부위에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3시 17분께 과다출혈로 숨졌다.

검찰은 지난 8월 31일 열린 공판에서 “A씨가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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