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10억 대 빌라 입주 거부 사태…“품질점검단은 유명무실”
[KBS 제주] [앵커]
10억 원이 넘는 분양가를 기록했던 제주시 내 한 빌라에서 입주 예정자들이 부실 시공을 호소하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법상 공공주택 품질점검단을 지자체별로 운영할 수 있지만, 제주에선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80세대 규모의 신축 빌라가
예정된 입주일인데도 한산합니다.
건물 1층 테라스 공간은 울타리 없이 뻥 뚫려 바깥에서 방 안을 훤히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분양 당시 조감도에 있던 단지 내 분수대도 놀이터 미끄럼틀도 없습니다.
8억 원에서 최고 11억 9천만 원에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 절반 가량이 입주를 거부하며 제주시에 준공승인 보류를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입주 예정자 : "(테라스에) 펜스가 따로 처져 있지 않고 타일만 깔려 있길래 펜스를 쳐주지 않냐고 했더니 공용공간이라서 안된다는 거였어요."]
사전 점검 당시 건물 곳곳에서 하자를 발견해 사업자 측에 보완 요청을 했지만 엉터리로 마무리됐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입주 예정자 : "전 재산을 다 투자하면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대기업 브랜드 하나 믿고 저는 구매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모든 부분이 다 부실시공으로 이뤄져서."]
대책위원회까지 꾸린 입주 예정자들은 시행사를 허위 광고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시공사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시행사 측은 빌라 조경수를 5배가량 늘리는 과정에서 일부 설계가 변경됐지만 절차상 문제는 없다며, 테라스 펜스는 조만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주택법에선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될 경우 준공 전 사용 검사를 받기 전까지 보수 공사를 하고, 이를 건축사 등 전문가로 꾸려진 '지자체 품질점검단'에서 검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만 적용돼 제주 현실과 멀다는 겁니다.
[고영훈/제주도 주택정책팀장 : "주택법상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 시공 품질을 점검하기 위한 품질점검단을 설치,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간 우리 제주도에서는 점검 대상 주택이 없어 운영된 사례가 없었으나."]
제주도는 행정시와 주택건설조합 의견을 취합해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점검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주택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조하연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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