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신경 쓰인다" 한동희 향한 명장의 애정어린 걱정…'조선의 4번 타자'의 호출, 동반 훈련 임한다

김해 = 박승환 기자 2023. 10. 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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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롯데-두산의 경기. 한동희./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김해 박승환 기자] "스케줄이 많으신데 시간을 내어주신다 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4홈런 65타점 43타점 타율 0.307 OPS 0.81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홈런은 지난 2020-2021시즌에 비해 3개가 줄었지만, 정교함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2022시즌 연봉이 1억 7200만원이었던 한동희의 2023시즌 연봉은 12%가 인상된 1억 9200만원에 불과했다.

한동희의 연봉 인상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있었다. 롯데는 2023시즌에 앞서 계약을 경신하는 과정에서 '퍼포먼스 옵션 계약' 제도를 도입했고, 한동희가 이를 선택한 까닭. '퍼포먼스 옵션 계약'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한동희의 연봉 인상폭은 12%보다는 컸을 터. 하지만 한동희는 팀과 자신을 위해 '채찍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스프링캠프에 앞서 개인 훈련을 통해 '10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한동희에게 올 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리그에서도 타구속도는 최상위권에 속하는 한동희는 발사각도를 조정해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내기 위한 변신을 시도했는데, 이게 자충수가 됐다. 한동희는 4월 타율 0.169로 허덕이는 등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0안타 2홈런 타율 0.370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한동희는 5월 타율 0.278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6월 타율 0.236으로 다시 주저 앉았으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한동희는 '어떻게든 반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시즌을 치러나갔지만, 집 나간 타격감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순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시기, 출장 기회가 줄어들기까지 했다. 그나마 10월 11경기에서 타율 0.308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2023년 9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한동희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3루 땅볼을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지난 20일 롯데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계약을 맺고 새로운 출발에 나선 김태형 감독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기대되는 선수로 한동희를 꼽았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는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된다. 사실 기대라기보다는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25일 1~2군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다시 한번 한동희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의 볼을 만져주시더라'는 말에 "한동희가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보다는 잘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하며 "내가 이야기를 하겠지만, 어떤 면에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하겠지'라는 마인드로 한다면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취재진과 만난 한동희는 '감독님이 볼을 만지더라'는 질문에 "조금 놀랐다. 더 잘하라고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2022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동행을 마침표를 찍은 뒤 해설위원으로 한 해를 보냈는데, 롯데 경기를 중계할 때마다 은연중 한동희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한동희는 "워낙 잘 하시는 감독님이시다. 그래서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뭔가 더 많이 배우고 강해질 수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원래 감독님과는 인사도 드리고, 해설위원 때 이야기도 몇 번 나눴다"고 설명했다.

2022년 7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롯데-두산의 경기. 이대호./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마이데일리

한동희가 극심한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되면서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와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한동희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대호는 '포스트 이대호'로 불렸던 한동희의 부진이 크게 신경이 쓰였던 모양새. 그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만약 함께 훈련을 한다면 (이)대호 선배님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호 선배님께서 '올해 겨울에 같이 운동을 하자. 해외에 나가서 한 달 동안 있을 수 있다면, 같이 나가서 운동을 하거나, 안 된다면 부산에서 하자'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셨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한동희는 "대호 선배님께서 항상 잘 챙겨주셨고, 은퇴를 한 이후에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많이 배우고 싶고, 원래도 많이 가르쳐 주셨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 더 잘 아신다. 일단 선배님은 이제 '방송인'이시니 스케줄이 많으신데도 시간을 내어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재치 있게 드러냈다.

이날 사령탑은 1~2군 선수단 앞에서 짧고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어떤 것이 가장 인상에 남았을까. 그는 "올해 잘 안되면서 야구를 대하는 생각, 힘들 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웠다"며 "'남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항상 잘해야 된다는 생각은 많이 했고 노력했지만, 조금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2024시즌 반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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