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에 나온 ‘건담형 로봇’ ‘우주유람 기구’, 현실이 될까 [저팬모빌리티쇼]
26일(현지시간) 저팬모빌리티쇼(옛 도쿄모터쇼)가 한창인 일본 도쿄 빅사이트.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처럼 사람이 직접 탑승해 조종하는 거대 로봇이 서쪽 홀에 전시돼 있었다. 일본 스타트업 츠바메 인더스트리가 만든 높이 4.5m짜리 로봇이다.
한 직원이 로봇 가슴 부위에 있는 해치(문)를 열어 조종석에 앉은 뒤 로봇을 움직였다. 로봇이 한 손으론 ‘브이(V)’자를, 다른 손으론 ‘오케이(OK)’를 그려 보였다. 주먹을 쥐고 팔을 앞으로 쭉 뻗기도 했다. 총 26개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카메라 9대가 있어 외부 상황이 내부 모니터로 보인다. 조이스틱과 페달, 터치형 디스플레이 등으로 로봇을 조종했다. ‘철인 28호’ 로봇처럼 외부에서 원격 조종할 수도 있다.
다만 이동할 때는 직립 보행이 아닌, 바퀴를 이용해 움직인다. 로봇 모드에서 차량 모드로 전환하자 로봇이 주저앉으면서 다리 부분의 바퀴가 바닥에 닿았다. 츠바메 인더스트리는 로봇이 이동하는 모습은 시연하지 않았지만, 최고 시속 10㎞까지 낼 수 있다고 했다.
츠바메 인더스트리 요시다 류오 대표는 “사람이 타고 조종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초기 모델인 이 로봇은 오락용으로 판매할 계획이지만, (향후 양산에 들어가면) 인명 구조 등의 작업을 하는 데도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색있는 이동장치가 다수 눈에 띄었다.
‘철완 아톰’을 따라 23년 전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ASIMO)’를 만들었던 완성차업체 혼다는 이번 행사에서 아시모 기술을 활용한 ‘유니 원(UNI-ONE)’ 이라는 의자형 이동장치를 전시했다. 노약자와 장애인 등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1인용 모빌리티 제품이다.
기자가 유니 원에 앉아 안전띠를 매고 오른쪽에 있는 작은 터치패널을 위로 쓸어올렸다. 유니 원이 살짝 들어 올려지면서 아래쪽에서 바퀴가 나왔다. 조이스틱 등 별도의 조종장치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면 유니 원이 그쪽으로 움직였다.
혼다는 “혼다 로보틱스에서 축적한 균형 제어기술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후진을 위해 몸을 뒤로 기울였더니 작동하지 않는다. 옆에 있던 혼다 관계자가 “등 뒤는 보이지 않다 보니 후진할 때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후진은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홋카이도의 스타트업 ‘이와야기켄’은 성층권 관광을 위한 2인용 가스기구 모형을 가지고 왔다. 특수 제작된 대형 풍선에 2인용 케빈(운전석)을 매달고 고도 25㎞ 높이까지 띄워 지구 모습을 내려다보는 사업을 준비 중이란다. 성층권에서는 우주에서 보는 것과 비슷하게 둥글고 푸른 지구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은 이 사업 모델을 ‘우주 유람’이라고 불렀다. 지난 7월에는 사람을 태운 1인용 가스기구가 고도 6㎞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중 25㎞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다.
우주 유람 비용은 2400만엔(약 2억1600만원)이다. 아무나 낼 수 있는 금액은 아니지만, 수백억원을 내야 하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의 우주여행보다는 이들의 우주 유람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케빈 내부 기압 변화는 여객기보다 작고 온도 변화도 거의 없으며, 케빈을 끌고 올라가는 특수 풍선은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날 전시된 비닐풍선 같은 모형만 봐서는 솔직히 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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