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NFT 바람 미풍에 그치나… 홍보성 이벤트가 대부분
NFT 신용카드 출시 미정, 멤버십NFT 완판 실패
“카드사 NFT로 새로운 것 시작하기에 한계”
카드사가 최근 몇 년 사이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출시된 서비스를 살펴보면, 특정 상품의 소비를 유도하거나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실정이다. 현재 NFT로 수익을 낼 비즈니스 모델도 마땅치 않다는 게 카드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NFT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카드업계의 NFT는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망하다고 하더라”…NFT 서비스 내놓는 카드사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1월 국내 금융플랫폼으로선 처음으로 소장한 물건을 NFT로 등록할 수 있는 ‘My NFT’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10일부터는 일주일 동안 이마트24와 함께 멤버십NFT를 판매했다. 이를 구매하면 이마트24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매월 받는 혜택이 보장된다. ‘싸이거’ NFT를 구매·보유하면 가수 싸이 공연에 대한 우선예매 혜택을 주는 것과 유사한 형태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5월 보유 중인 NFT를 KB Pay에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블록체인 업체 멋쟁이사자처럼과 예술·학문·경영·기술 등 각 분야의 명사를 만날 수 있는 다빈치모텔 행사에 NFT 티켓을 발매, 암표거래를 예방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비씨(BC)카드다. BC카드는 지난해 2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함께 상품 구매 시 NFT를 지급하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두나무 BC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지급된 NFT는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에는 자산인증 NFT 특허 4건과 결제 영수증 NFT 특허 2건을 출원했고, 지난 4일에는 BC카드 페이북 내 NFT 플랫폼 늪트북(NFTbooc)을 출시했다. 특허가 인정되면 한정판 또는 고가 상품을 구매한 영수증을 NFT로 보관할 수 있어 상품 재판매 시 구매자가 자동으로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카드사들이 NFT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결제사업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활로 모색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2075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23.2%, 2위인 삼성카드는 8%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FT가 계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여러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 뚜껑 열어보니 고개 ‘갸우뚱’… “비즈니스 모델 없어”
카드업계가 꾸준히 NFT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나 가능성을 엿볼만한 결과를 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카드사와 블록체인 기업이 최초로 협업을 추진한 사례로 홍보됐던 ‘두나무 BC카드’는 업무협약을 맺은 지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출시되지 않고 있다. 이 카드는 출시 여부도 미정이다.
신한카드와 이마트24가 선보였던 멤버십NFT는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1000개도 판매되지 않았다. 이 NFT를 구매하면 3가지 할인 쿠폰을 매월 받을 수 있지만, 신한카드 쇼핑몰 서비스 ‘올댓’에서만 구매할 수 있어 관심을 받지 못했다.
KB국민카드와 bhc 치킨이 지난해 함께 발매했다던 ‘쿠폰형 NFT’도 실상은 KB국민카드 앱 리브메이트에서 할인쿠폰을 다운로드 받으면 bhc 캐릭터 ‘뿌찌’의 NFT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할인쿠폰 자체에 NFT 기술이 접목된 것도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해당 이벤트는 종료됐다.
카드업계는 NFT로 수익을 낼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미래 사활을 걸고 뛰어들 사업영역이 아니어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새로운 NFT 사업이 시작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FT가 유망하다고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금융 당국의 규제가 있어 카드사는 직접 NFT를 발행할 수 없어 한계를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가 NFT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과정이라 봐야 한다”며 “NF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여서 미래 핵심 사업이라고 보기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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