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꾼 우리카드, '젊은 피' 앞세워 약체 예상 깨고 4연승 질주

트레이드 등 통해 새 얼굴로 채워…외국인도 다 교체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모두의 예상이 빗나갔다. 새로운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 바꾼 우리카드가 개막 후 4연승을 질주하며 2023-24시즌 남자부 판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카드는 25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따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개막 후 4연승(승점 11)을 달린 우리카드는 2위권인 OK금융그룹, 삼성화재, 대한항공(이상 승점 5)을 멀찍이 따돌리고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우린 2약"이라며 냉정하게 팀을 평가했다. 신 감독이 팀을 약체로 꼽았던 것은 많은 멤버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중요한 배구 종목의 특성상 호흡을 맞추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신 감독은 매 시즌 선수단 변화를 과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사령탑이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새롭게 멤버를 꾸렸다.

우리카드는 현재 주전 중 지난 시즌에 뛰었던 선수는 리베로 오재성,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정도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2004년생 세터 한태준. (한국배구연맹 제공)

트레이드를 통해 한성정(KB손해보험→우리카드), 송명근(OK금융그룹→우리카드)을 데려왔고 나경복(KB손해보험)의 보상선수로 미들블로커 박진우를 선택했다.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이 한성정과의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으로 향하면서 고졸 2년 차 세터인 한태준이 새로운 '야전 사령관'이 됐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을 새롭게 뽑았고,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오타케 잇세이(등록명 잇세이)도 신입생이다.

매 시즌 초반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로 불린 우리카드였으나 이번 시즌에는 시작부터 연승을 질주하며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젊은 피들이 들어오고 나서 (우리카드) 코트 안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도 잘하고 있다"고 상승세 비결을 분석했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처음으로 개막 후 4연승을 질주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토미 감독의 말처럼 우리카드는 1990년생 박진우가 주전 중 최고참일 정도로 팀이 젊어졌다.

오재성이 1992년생, 잇세이가 1995년생, 마테이와 한성정이 1996년생, 김지한이 1999년생, 가장 어린 한태준은 2004년생이다.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면서 젊은 에너지들이 코트 안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V리그가 처음인 마테이의 경우 25일 대한항공전에서 47득점을 폭발시키며 승리의 주역이 됐는데 "많은 공을 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즐겁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시즌 전까지 그저 그렇다는 평가를 받았던 마테이는 정작 뚜껑을 열자 최고 외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반 분위기가 너무 좋으나 신영철 감독은 자만과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볼이 둥글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면서 "반대로 우린 방심하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팀이다. 더 철저한 준비로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오는 29일 수원에서 한국전력을 상대로 5연승에 도전한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마테이 콕. (한국배구연맹 제공)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