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대응 실패로 국민 신뢰 바닥…승리 하더라도 '본전'

김예슬 기자 2023. 10. 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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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사법부 무력화 입법안으로 대규모 반발 시위에 직면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다시 한번 정치적 운명의 기로에 섰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네타냐후 내각을 신뢰한다고 답한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는 20.5%, 아랍인은 7.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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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지지율은 올랐으나 내각 지지율은 바닥 수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지난 3월 사법부 무력화 입법안으로 대규모 반발 시위에 직면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다시 한번 정치적 운명의 기로에 섰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네타냐후 내각을 신뢰한다고 답한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는 20.5%, 아랍인은 7.5%에 그쳤다. 지난 6월 각각 28%, 18%의 지지율을 보인 것에서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군부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높아졌다. 이스라엘방위군(IDF)에 대한 신뢰도는 유대인의 경우 2.5%포인트(p) 증가한 87%, 아랍인은 2%p 증가한 23%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지율 양상은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의 대의적인 목표에는 동감하지만, 애초에 하마스의 공격을 야기한 것은 네타냐후 내각의 실패라는 국민들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신문 마리브(Ma'ariv)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공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답했다. 또 다이얼로그 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86%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은 국가 지도력의 실패'라고 답했고, 75%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관련 기사에 "부적절한 전쟁 대응 비판 속에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결국 이번 전쟁에서 승기를 쥐더라도 네타냐후 총리는 본전만 찾는 셈이고, 실패할 경우 책임을 묻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두고 고심하는 상황인데, 가자지구 침공으로 더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외교 정책 및 국가안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던 많은 사람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높아진다면 장기전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스라엘의 가장 확고한 지지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포함된다"며 "미국이 자제를 장려하고 인도주의적 지원과 장기적인 해결책을 우선시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해 온 이유"라고 적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미군 보호를 위해 이 지역에 방공망을 배치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 침공을 연기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측에서는 '미군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확전 방지가 더 큰 목적일 것으로 추측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의 자제 요구와 하마스 소탕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 사이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침공을 연기해달라는 미국 측 요구에 응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규모 등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을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며 "이와 동시에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얼마나 하는지는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 군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며 "전쟁의 두 가지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력을 파괴해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 그리고 인질들을 되찾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협소한 전쟁 내각 구성원들과 IDF 참모총장은 지상 침공 시기를 두고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연기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반발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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