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 숨진 베트남 관광지…“아찔한 상황 처음 아니다”

베트남 다낭에 거주하는 탄 투이씨가 럼동성 달랏 꾸란 마을 계곡에서 이용한 지프 차량이 계곡물에 잠겨 있다. [사진 출처 = VN익스프레스]

베트남에서 지프 투어를 하던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숨진 계곡에서 이전에도 아찔한 상황이 반복됐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럼동성 달랏 꾸란 마을 계곡을 찾았던 현지 관광객들은 한국인 관광객 사망 사고 이전에도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베트남 다낭에 거주하는 탄 투이씨는 5년 전 꾸란 마을 지프 투어를 하다 차량이 전복될 뻔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투이씨는 지프 투어 당일 비가 많이 왔는데도 정상 운영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투어 경로 중 절반 정도에 도달했을 무렵 큰 물살이 밀려와 차량이 뒤집힐 뻔했고 물이 범람하기 전 무사히 탈출했다.

투이씨는 물이 지프 차량의 절반 가까이 차오르기 전 계곡을 벗어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꼈지만 지프 차량 운전기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웃어넘겼다고 한다.

꾸란 마을 지프 차량들 중 다수는 기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럼동성 교통운수국이 2017년 관할 관광지 내 관광객용 차량을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된 것이다.

VN익스프레스는 최근 꾸란 마을 지프 차량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럼동성 교통운수국에 연락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인 관광객 4명은 지난 24일 꾸란 마을 계곡에서 지프 투어를 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들은 모두투어 여행패키지 상품의 선택관광(옵션)으로 제공되는 지프 투어를 이용하다 변을 당했다.

이 투어는 지프 차량을 타고 계곡과 숲을 거슬러 이동하는 상품으로 달랏 여행패키지 옵션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지프 투어를 하다 숨진 베트남 남부 럼동성 달랏 꾸란 마을 계곡 사고 현장. [사진 출처 = VN익스프레스]

현지 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꾸란 마을 계곡 상류 지역에서는 3일간 폭우가 내렸다. 이 영향으로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모두투어는 사고 당시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았고 날씨도 평소와 같았다고 해명했다.

같은 날 오전·오후에는 모두투어뿐 아니라 국내 대형 여행사들이 모객한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도 지프 투어를 이용했거나 이용할 예정이었다.

모두투어는 베트남 현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두투어와 랜드사, 지프 차량 운전기사 등 이번 사고 관계자들의 책임 소재는 수사를 거쳐 규명될 전망이다. 사고 당시 투어를 강행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지했는지, 해당 계곡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책임 소재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꾸란 마을 관광지는 현재 모든 영업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모두투어는 총 21명 규모의 위기대응팀을 꾸리고 사고 수습과 경위 파악, 유가족 지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

달랏에서는 과거 한국인 관광객들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한 한국인 관광객이 새벽 2시 30분경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 받아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9월 달랏에서 계곡을 따라 이동하면서 즐기는 레포츠 ‘캐니어닝’을 즐기던 한국인 관광객 3명이 숨졌다. 이들은 달랏 다딴라 폭포에서 캐니어닝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