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봄날에 목말랐던 홈런이 가을에 쏟아진다
지난 25일 준플레이오프 창원 3차전에서 팽팽하던 초반 흐름을 가른 것은 2회말 터진 NC 제이슨 마틴의 3점홈런이었다. SSG가 2회초 최정의 만루홈런으로 5-3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시작된 이닝. NC는 박건우의 적시타에 이은 마틴의 역전홈런으로 7-5로 앞서며 곧바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NC는 7-6으로 승리했다.
NC는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까지 포함, 가을야구 4연승을 달리고 있다. NC는 4경기에 홈런 6방을 쏘아 올렸는데, 홈런 하나하나 ‘기분내기용’ 축포는 없었다. 준플레이오프를 끝낸 마틴의 홈런을 포함해 홈런 6개 모두 승부에 미치는 ‘영양가’가 가득했다.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서호철이 0-3이던 4회 역전 만루홈런을 때리자 김형준은 연속타자 홈런으로 팀의 리드폭을 넓힌 데 이어 8회에는 쐐기 3점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2일 SSG와 준플레이오프 문학 1차전에서는 0-0이던 8회 대타 김성욱의 투런홈런으로 NC는 승기를 잡고 승리를 안았다. 23일 문학 2차전에서도 4-3이던 8회 터진 김형준의 솔로홈런이 사실상 흐름을 굳힌 쐐기포가 됐다.
사실, NC는 새 시즌을 맞으며 홈런에 대한 목마름이 굉장히 컸던 팀이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국내파 홈런 타자 그룹인 양의지(두산)와 노진혁이 연이어 이탈했다. 양의지는 2022시즌 홈런 20개로 팀내 1위였고, 노진혁은 홈런 15개로 팀내 3위였다.
강인권 NC 감독은 지난겨울 새 시즌 팀 홈런수를 적정선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했다. 닉 마티니와 결별하며 새로 영입한 제이슨 마틴에게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했다. 여기에 ‘공백기’를 보내고 돌아온 박석민이 어느 정도 홈런 부족분을 채워줄 것이란 계산도 곁들였다.
이를 배경으로 보자면,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마틴은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더디 늦어진 끝에 17홈런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박석민은 잦은 부상으로 1홈런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NC가 팀홈런 98개로 전체 5위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선수가 십시일반격으로 홈런 숫자를 채운 데 있었다. 박건우(12개)와 김주원(10개)이 마틴과 함께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홈런 5개 이상을 때린 선수는 11명에 이르렀다.
NC의 홈런 포문은 가장 필요할 때 열리고 있다. 지난 봄날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홈런 야구’가 가을야구 한복판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홈런 3방을 때린 김형준이라는 새로운 ‘거포’도 등장했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는 KT 역시 NC전 준비를 정규시즌과는 달리 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어느 날과는 다른 팀이 돼 있기 때문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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