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고착화된 규제, 비합리적 관행 깨고 혁신하겠다"
"프리미엄 시장 위해 '공정성 강화·국제정합성 제고·시장 본연의 기능 강화' 필요
(서울=뉴스1) 이기림 문혜원 기자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처럼, 고착화된 규제, 비합리적 관행을 과감히 깨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이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뉴스1 투자포럼(NIF) 2023'에 참석해 "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할 만한 사자성어로 과이불개를 선정했는데, 이 단어가 요즘을 대표한다면 정체된 모습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의 기조연설을 맞은 손 이사장은 "우리 시장을 폄훼하는 '국장'이란 표현처럼 로컬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며 "그 키는 공정성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우리가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규제 개선 등 혁신에 나서고 있다. 첫째로는 공정성 강화, 둘째로는 국제정합성 제고, 셋째로는 시장 본연의 기능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물적분할 반대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고, 모회사가 설립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소통 미흡을 이유로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상장 이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의무보유 대상에 포함하고, 의무보유기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이상으로 하는 등 주식 의무보유를 강화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공모주 상장 당일 주가 안정화를 빠르게 도모하기 위해 상장일 가격 변동폭을 기존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변경했다.
주가조작 사태 등에 이용된 차액거래결제(CFD)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CFD특별점검단'을 설치하고, 이전의 시장감시기법을 우회하는 주가조작 기법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 및 특별팀도 마련했다. 무차입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적발하기 위한 '공매도 특별감리부'도 신설했다.
손 이사장은 "감시의 허점이 드러나는 뼈 아픈 사태들이 발생했지만, 이후 많은 것을 바꿨다"며 "어떤 분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냐'라고 말씀하시겠지만, '소를 잃고 나서라도 다음에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튼튼하게 외양간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손 이사장은 "GDP 수준, 거래량, 시가총액 등을 보면 누가 봐도 선진시장인데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를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계량적인 요소가 아닌 '시장 접근성 이슈'가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도 한국이 투자하기에 불편한 시장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 등급을 낮게 매기고 있다고 보고 이를 제고하고 우리 시장의 프리미엄을 찾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우선 오는 12월14일부터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가 폐지되고, 2024년부터 영문공시 확대를 통한 외국인 투자자 정보 비대칭 해소가 이뤄진다. 거래소는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지난 1월 적격시장운영자(RMO) 인증을 취득했고, 지난해 6월에는 EU벤치마크법 준수를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외에도 깜깜이 배당지급 관행을 개선하고, 조만간 신설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와 통합시장 관리체계 구축 추진 및 경쟁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며, 차세대시스템 'Exture 3.0'을 가동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등 선진시장에 부합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거래소는 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토큰증권(ST) 등에 대한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2024년 상반기 개설 예정인 디지털증권시장 개설 추진, 상장지수펀드(ETF) 소수점 배율 자율화 등 파생상품 다양화, 글로벌 지수사업자 협업 및 지수라인업 확충, 파생 야간시장 개설 추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출범, 중소기업 회계지원센터 개소, 기업리서치센터 설립을 진행했다.
손 이사장은 "최근 국가 간의 투자자산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에 해외거래소를 경쟁자라고 보고 끊임없이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니터링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려 한다"며 "해외 거래소가 뭘 고민하고, 뭘 지향하는지 보면 우리나라의 디스카운트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국가의 전통적인 금융재산뿐만 아니라 다른 미술품 이런 비금융 자산과 경쟁하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굉장히 중요한 화두인데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는 자본시장 혁신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계속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뉴스1 투자포럼 2023'은 명망 있는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새로워진 한국'(New Korea)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끌어낼 통찰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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