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전망 무색한 美 국채수익률 상승…"10년물 5.75%에 근접할 수도"
미국 국채수익률의 상승세는 적자를 눈덩이처럼 늘리는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의 국채 매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이런 투자자들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1984년 경제학자 에드워드 야데니가 처음 사용했다.
채권 자경단은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해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려 국채를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데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 상승을 요구하는 집단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GDP 성장률은 4.7%로 예상됐다. 이러한 경제 강세에 따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며 국채수익률이 다시 급등했다.
특히 중장기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게 나타나 채권 자경단이 복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2년물 국채수익률은 0.054%포인트 오른 5.121%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12%포인트 상승한 4.952%를 나타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127%포인트 급등한 5.09%로 마감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올들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는 특히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75%인 선도금리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선도금리(forward rate)란 미래의 특정기간에 적용할 금리를 현재 시점에서 확정해 계약할 때 적용하는 미래 금리를 말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선도금리는 5년에서 10년 후에 예상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을 의미한다. 에몬스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현재 5.75%인 선도금리에 조만간 도달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재 5%에 가까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장기적인 평균 수준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급격하다는 점이 문제다.
10년물 국채수익률 5.25%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2007년에 도달했던 "중요한 (국채수익률의) 이중 고점"이었고 5.25%는 당시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서 연방기금 금리 고점이었다는 설명이다.
뉴에지 웰스의 에몬스는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에 얼마나 타격을 미칠지 여부는 기업들이 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재연장할 때 판가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더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만큼 다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국채수익률 상승이 금융시장을 붕괴시킬지 여부는 돈을 빌려 투자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부담을 느껴 돈을 갚기 위해 주식 등의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예상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정부의 재정 전망과 국채 발행 증가 가능성, 경제 성장률 확대 등 국채를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데 따르는 모든 리스크를 포함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지난 23일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과 유명 채권 투자자인 빌 그로스가 미국 경제가 약화하고 있다고 밝힌 후 24일까지 하락했다.
퍼싱스퀘어 회장인 애크먼은 지난 23일 소셜 미디어 X에 "미국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채권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밝혔다.
채권 운용사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창업자인 그로스도 지난 23일 X에 미국 경제가 올해 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강력한 경제지표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에 근거한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을 실질적으로 반전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며 "의회에 '이제 됐다.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나타난다면 (국채시장 판도가) 바뀌겠지만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원을 새로운 하원의장으로 선출해 3주일간의 하원의장 공백 상황을 끝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순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미국 정부의 내년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여야간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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